“주급 50달러면 높은 봉급이던 1920년대에 연봉 100만달러를 받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38세이던 1921년 강철왕 앤드루 카네기에 의해 US스틸 사장이 되죠. 그 후 경영난을 겪던 베들레헴철강을 인수, 미국에서 수익성이 가장 높은 회사로 만들었습니다.” 1936년에 출간돼 여전히 베스트셀러인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당사자는 찰스 슈워브다. 금융중개기업 찰스슈워브의 설립자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데일 카네기가 말하는 이는 찰스 마이클 슈워브다. 1939년에 작고했으니 1937년생인 찰스 로버트 슈워브보다는 몇 세대 앞선다.
마이클 슈워브는 어느 날 생산성 문제로 고심했다. 노동생산성은 낮고, 기업은 고전했다. 고문역인 아이비 리가 몇 가지 제안을 한다. “내일 할 작업 가운데 중요한 일을 여섯 가지 골라 순서대로 적으시오. 아침이 되면 1번을 시작하고 완료하시오. 이것이 완료되면 나머지 일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시오.” 너무 단순한 방식. 하지만 이 간단한 제안으로 문제는 해소된다. 흔히 `2만5000달러짜리 방식`으로 회자된다.
`평범하지 않은 조`라는 이름의 레스토랑 체인을 운영하는 스티븐 실버스타인에게도 비슷한 고민이 있었다. 손님 수는 매일 일정하지 않았다. 주중 비즈니스 고객이 많기는 하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었다. 요일에 따라 고객을 어림짐작해 보고, 서빙을 담당할 직원을 맞췄다.
문제는 서비스. 들쭉날쭉하기 일쑤였다. 경험 많은 웨이터의 만족도는 높다. 하지만 다른 직원이 배정된 날에는 고객 불평도 늘었다. 경험 많은 직원에게 시간을 먼저 정하도록 했다. 담당 테이블도 원하는 만큼 배정했다.
서비스 만족도도 따져 보기로 한다. 어떻게 측정할까. 고객이 내는 팁으로 가늠해 보기로 한다. 간단한 소프트웨어(SW)도 구입했다. 매일 어떤 메뉴를 팔았고, 지불액과 팁은 얼마였는지 알려줬다.
“방식을 바꾼 후 고객당 지불액이 평균 50센트 늘었습니다. 매년 매출이 150만달러 증가하는 셈입니다. 경험 많은 직원의 매상이 더 많았습니다. 서비스 질이 높아졌고, 고객도 많아졌습니다. 시간을 배정하는 룰만 바꾼 것치고는 좋은 성과였죠.”
생산성을 더 높일 수는 없을까. 왜 어떤 기업의 생산성은 더 높고, 역동감이 있을까. 창의 조직은 어떤 방식으로 움직일까. 창의 조직의 룰 만들기에는 특별한 점이 있을까.
프랑스의 세르게이 네테신 인시아드 교수와 발레리 야쿠보비치 에섹 교수는 혁신 기업에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좋은 시스템에 몇 가지 기준이 있다. 좋은 룰 만들기를 하라 한다.
첫째 적절한 업무를 배정하라. 생산성 높은 직원에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일과 시간을 배정한다.
둘째 경쟁 방식이 만능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베들레헴제강은 주간조의 생산량이 항상 높았다. 슈워브는 어느 날 주간조의 생산량을 공장 바닥에 써 놓고 퇴근했다. 야간조가 출근해 그것을 본다. 생산해 본 적이 없는 수치였다. 하지만 그날 밤 주간조의 생산량을 넘긴다. 그리고 이 수치를 바닥에 써 놓고 주간조에 공장을 넘긴다. “두 조 간에 경쟁이 붙었지요. 결국 두 조의 생산량 모두 늘었습니다.”
셋째 성과를 측정하고,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라. 매장 직원 개개인에게 매일 판매량과 예상되는 인센티브를 구체화시켜서 제공했다. 과도하지 않다면 대개 성과는 높아졌다.
넷째 신입 직원에게 융통성을 발휘하라. 신입 직원은 실적이 낮기 마련이다. 똑같이 비교한다면 성적은 낮을 수밖에 없다. 필요한 지식과 숙련을 체득하기도 전에 퇴사하기 십상이다. 고성과자 명단에 꼭 신입 직원은 넣어라.
다섯째 생산성을 말할 때는 질을 고려하라. 실버스타인이 시간을 배정할 때 팁은 중요한 정보였다. 많은 테이블을 맡았지만 팁이 적다면 적은 테이블에 집중하는 게 모두에게 이익이었다. 시간만 따진다면 최적 성과 수준을 달성하기 힘들다.
데일 카네기가 물었다. “앤드루 카네기가 당신에게 하루 3000달러를 급여로 지불하는 이유는 뭘까요”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제가 제철에 관해 많이 알기 때문은 아닙니다. 강철 제조에서 훨씬 잘 아는 사람들을 직원으로 두고 있습니다. 단지 그들로부터 자신의 가능성을 끌어내는 능력이 있는 탓일 겁니다.”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말하는 사명선언서나 시간관리 매트릭스도 마찬가지다.
그것이 자신이 지킬 것이든 직원과 함께 공감할 것이든 결국 사람 다루기와 룰 만들기에 관한 것이다. 두 저자는 이런 곳을 `다윈의 작업장(Darwinian Workplace)`이라고 부른다.
박재민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 jpark@konk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