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낸드플래시, 10나노 시스템반도체 양산 등으로 내년 반도체 업계 투자액이 올해보다 7%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이어진 메모리 가격 하락세로 올해 업계 투자액은 작년 대비 소폭 줄었지만 내년에는 장비 등 후방 산업계 특수가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내년 반도체 업계 투자액 전망치는 올해 예상치 대비 7.4% 확대된 693억42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2018년에도 내년 대비 2.8% 투자액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비드 크리스텐슨 가트너 수석연구원은 “시스템반도체 업계는 내년 10나노 칩 양산을 위해 장비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메모리 업체는 3D 낸드플래시 양산 투자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가트너는 중국 반도체 투자 역시 전체 장비 업계 매출 실적이 도움이 돼 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선 인텔, 삼성전자, TSMC가 내년부터 10나노 시스템반도체 생산을 위한 투자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 출시되는 주요 스마트폰에는 10나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탑재될 것으로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분야에선 D램보단 3D 낸드플래시에 투자가 집중된다. 조만간 삼성전자는 평택 18라인 장비 발주를, SK하이닉스는 이천 M14 2층 라인에 3D 낸드플래시 신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일본 도시바와 마이크론도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스마트폰 플래시 저장장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3D 낸드플래시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반도체보다 디스플레이 분야에 투자가 많았지만 내년에는 국내 장비업체를 중심으로 3D 낸드플래시 투자 확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연말 삼성전자 평택 물량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에는 SK하이닉스로부터도 발주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장비별 매출 성장률은 전공정보다 후공정 분야가 클 것이라고 가트너는 전망했다. 최근 반도체 회로 선폭 미세화가 어려워지면서 업계가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oWLP) 등 혁신적인 패키지 기술을 공격적으로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트너는 올해 반도체 업계 매출 전망치를 작년 대비 0.9% 축소된 3320억달러로 전망했다. 상반기까지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이어져 작년보다 시장 규모가 줄었다. 하반기 메모리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내년에는 다시금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D램 투자가 전향적으로 이뤄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세공정 전환으로 공정 스탭수가 줄어드는 탓에 물리적 웨이퍼 투입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를 보완하는 소규모의 투자가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