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 전용폰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단독 판매`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출시하는 스마트폰인 만큼 이통 3사의 기대도 각별하다. SK텔레콤이 단독 출시한 갤럭시A8(2016) 및 루나S,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내놓은 Be Y 및 에이치(H) 스마트폰이 소비자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4종 제품을 사용해 보니 특장점이 확연했다.
◇갤럭시A8(2016), 착한 가격 `프리미엄폰` 취향 저격
SK텔레콤이 삼성전자와 협업해 출시한 갤럭시A8(2016)은 철저히 대화면 프리미엄 스마트폰 사용자를 타깃으로 한 중가형 제품이다.
60만원대 가격으로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기능을 대부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갤럭시A8은 삼성페이 기능을 지원한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땐 삼성페이로 결제하고 멤버십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포인트 적립까지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다. 굳이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지문인식 기능이 탑재돼 있어 안전한 신용카드 보관이 가능하다.
갤럭시A8은 발화 사고로 단종된 갤럭시노트7의 대안으로도 손색이 없다.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시간, 문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알림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올웨이즈온` 기능과 3300mAh 대용량 배터리는 사용자 만족도를 높여 준다.
홍채인식 기능과 S펜을 장착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지만 5.7인치 대화면과 삼성페이 등 프리미엄 기능은 갤럭시노트7을 교환하는 국내 50만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제품으로 평가된다.
◇루나S, 10~20대 `셀피족`에게 안성맞춤
SK텔레콤이 TG앤컴퍼니와 손잡고 출시한 루나S는 셀프 카메라 촬영(셀피)을 많이 하는 10~20대 젊은 층에게 안성맞춤인 제품이다. 루나S 전면에 탑재된 카메라 화소 수는 1300만이다. 통상 스마트폰 메인(후면) 카메라에 들어가는 고사양 렌즈가 장착됐다. 화소 수가 높다고 무조건 사진이 잘 찍히는 건 아니지만 크고 선명한 촬영이 가능하다. 국내 제조사가 만든 스마트폰에 1300만 화소 전면 카메라가 탑재된 건 처음이다.
루나S 전면 카메라는 오토포커스 기능도 지원한다. 자동으로 초점을 잡아 주고 피사체를 배경보다 선명하게 촬영한다. 고가의 일안리플렉스디지털카메라(DSLR)에서나 구현할 수 있는 기능을 중저가 스마트폰에서 문제없이 활용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5.7인치 QHD 디스플레이는 셀카 촬영을 할 때 시원시원한 느낌을 준다. SK텔레콤이 기본 메모리(32GB) 외 32GB 마이크로 SD카드를 추가로 제공하기 때문에 셀카 사진 저장 공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기존 아이폰 사용자라면 루나S 만족도가 더 높다. 전체 디자인이 아이폰7플러스와 많이 닮았다.
◇개인정보 관심 많은 소비자라면 `BE Y` 주목
KT가 단독 출시한 `BE Y`폰은 저렴한 가격에도 디자인은 포기할 수 없는 고객에게 어울릴 만한 제품이다. 다만 백 버튼 위치 등 기본 설정이 국산폰과 다르다는 점은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BE Y`폰이 화웨이 주력 제품 `P9`의 보급형 버전인 만큼 디자인은 여느 프리미엄폰에 뒤지지 않는다. 전면부의 무난한 디자인 대비 메탈 프레임 옆면이 부각됐다. 아이폰을 연상시키는 외관이다. 가격과 디자인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실속파에게 안성맞춤이다.
개인정보 보호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라면 `BE Y`폰을 주목할 만하다. 지문인식을 통한 잠금 해제가 간편하기 때문이다. 360도 후면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 손가락을 어느 방향에서 대든 인식 속도가 매우 빠르다.
지문인식 기능을 장착한 다른 제품(갤럭시A 시리즈, 루나S)이 50만~60만원대인 것에 비하면 출고가 31만6800원의 `BE Y`폰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아이콘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부모님께 `효도폰`으로 선물하기엔 무리가 있다. 국산 폰과는 기본 설정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백 버튼이 오른쪽인 반면에 화웨이 `BE Y`폰은 왼쪽에 있다.
스마트폰 설정 조작에 익숙한 젊은 세대라면 무리 없이 쓰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처음 사용 때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게임이나 동영상 시청 등 배터리 소모가 큰 기능을 주로 사용하는 소비자는 다른 제품을 찾아보는 게 낫다. 일체형 배터리임에도 급속 충전을 지원하지 않는다. 한창 연애하고 있는 사람도 `BE Y`폰을 쓰면서 약간의 불편을 겪을 수 있다. 외산 폰 특성상 영상통화와 통화 중 녹음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SNS에 푹 빠진 당신, H폰은 어떤가요?
인스타그램을 애용하는 사람에게는 LG유플러스 `H`폰(출고가 24만2000원)이 안성맞춤이다. LG유플러스가 출시한 `H(화웨이 Y6 Ⅱ)`는 카메라 사용자경험(UX)에 특화된 제품으로, 20대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을 법하다.
카메라 앱 증강현실(AR) 기능을 보강, 차별화한 `셀피` 기능을 자랑한다. 얼굴을 자동 인식하고 촬영 때 원하는 대로 자동 보정해 주는 `퍼펙트 셀피`, 클릭 한 번으로 얼굴에 메이크업을 해 주는 `메이크업 모드`를 지원한다. 다른 스마트폰에서는 별도의 사진 보정 앱이 있어야만 가능한 기능이다. 촬영 버튼을 따로 누르지 않아도 미소를 지으면 자동으로 촬영되는 `스마일 셔터` 기능도 눈길을 끈다.
화웨이 폰 특유의 `맛있는 음식` 모드를 지원하는 점도 특징이다. 노란 색감을 적용, 일반 모드에 비해 음식이 더 먹음직스럽게 나온다. `먹스타그램` 애용자라면 선호할 만한 기능이다.
다만 디자인을 중시하는 소비자는 구매 욕구를 별로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H폰 전면 중앙을 차지하는 `화웨이` 로고가 거슬리는 측면이 있다. 간결한 느낌을 위해 제조사와 통신사 로고를 없애는 최신 스마트폰 추세에 역행하는 모양새다. 후면의 격자무늬도 호불호가 많이 갈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폰도 `BE Y`와 마찬가지로 영상 통화와 급속 충전이 불가능하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