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현장 종합 | ‘한끼줍쇼’] ‘미친 케미’ 이경규•강호동의 리얼 식큐멘터리 탄생

사진=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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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익숙함에서 새로움을 찾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국민 예능인 이경규와 강호동은 ‘한끼줍쇼’에서 만나 그 어려운 것을 해낸다.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 사옥에서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프로그램 ‘한끼줍쇼’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방현영 PD와 윤현준 CP, 이경규, 강호동이 참석했다.


                                                                                         
‘한끼줍쇼’는 대한민국 평범한 가정의 저녁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예능프로그램이다. 제작진은 달랑 숟가락 하나만 들고 길을 나선 이경규와 강호동이 시청자와 저녁을 함께 나누며 식구가 되어가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예정이다.
 
‘식구’는 말 그대로 한집에 살면서 끼니를 같이 하는 사람으로, ‘한끼줍쇼’는 ‘식사’라는 매개체를 통해 우리네 일상에 스며들고자 한다. 더불어 대한민국 평범한 가정의 저녁시간은 어떤 모습인지 살펴보고 다양한 삶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날 방현영 PD는 “(이전에 연출했던) ‘내 친구 집은 어디인가’에서는 해외를 많이 다녔는데 이제는 우리 도시와 동네, 살고 있는 곳을 다뤄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 사람이 쓰는 말투부터 살고 있는 집, 쓰는 물건 등 아이템을 통해 역으로 그 사람을 알아갈 수 잇는 구조에 호기심이 많다”며 프로그램의 배경을 밝혔다.
 
이어 “이번 방송에서도 이경규와 강호동이 직접 동네에 들어가기 때문에 날 것의, 인간 이경규 인간 강호동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시민들의 이야기도 정돈된 것이 아니라 거칠지만 리얼하게 보여드리는 게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가장 일상적인 부분을 건드리는 만큼, ‘한끼줍쇼’가 추구하는 모습도 ‘리얼’이다. 윤현준 CP는 “이 시대 저녁식사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증에서 출발했다. 더 들어가 도시의 저녁식사, 그리고 일주일 중 얼마나 가족들과 저녁을 먹을까, 누구와 먹을까 궁금했고 그 모습을 가감 없이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얼이기에) 섭외를 할 수 없었다”며 “무작정 (찾아가) 벨을 누르려면 모두가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친숙하고, 거절을 하더라도 덜 미안한 상황이 될 것 같다”고 출연진 섭외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전 국민이 알고 있는 이경규와 강호동의 만남은 주목할 만 하다. 이들은 무려 23년의 활동기간 중 처음으로 호흡을 맞출 뿐만 아니라, 방송을 쥐었다 폈다 하는 대가들인 것. 두 사람은 내공 넘치는 진행과 배꼽 잡는 예능감으로 똘똘 뭉쳐 프로그램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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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 함께했기에 나올 수 있는 투닥거리는 케미도 볼 만 하다. 이경규는 강호동과 호흡에 대해 “내 입장에서는 10명과 하는 것 같다. 시끄럽고 얼굴도 크고, 녹화 끝나고 나면 진이 빠진다. 그렇지만 결과가 좋아서 만족하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강호동 역시 시종일관 지지 않고 맞받아치며 유쾌한 입담을 뽐냈다.
 
윤 CP는 “현장 가면 두 사람 진짜 안 맞는다. 두 분의 성향이 정말 다른데, 거기서 나오는 재미가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되는 점을 밝혔다.
 
방송에서 두 사람은 장소, 출연자 섭외 등 어느 하나 사전에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제작진 도움 없이 스스로 저녁을 함께할 집을 찾아야 한다. 아무리 연예인이어도 갑작스럽게 자신의 집을 내어주고 냉장고를 보여주는 것은 쉽지 않은 일. 이경규는 방문한 첫 집부터 “그런데요?”라는 답변을 들을 정도였다.
 
행사 현장에서 MC는 ‘구걸다큐멘터리’라고 우스개 소리를 했고, 이경규와 강호동은 포토타임 시간에 숟가락을 들고 ‘부탁하는’ 포즈를 취했다. 방송가에서 한 획을 긋는 사람들의 귀여운 반전 매력 역시 신선한 웃음 포인트로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그 안에서 묻어나는 ‘정’의 온기도 느낄 수 있다. ‘한끼줍쇼’는 현재 두 번의 촬영을 마쳤는데, 이경규는 “(누군가가 나의 집에 벨을 누르면) 처음에는 안 열어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녹화를 하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다”며 “식사를 하면 생각보다 쉽게 친해진다는 것을 느꼈다. 누군가가 ‘딩동’하면 밥을 주지 않을까 싶다”고 녹화 전후로 달라진 심경을 밝혔다.
 
윤 CP는 “제목에 ‘한끼’가 들어가지만 엄밀히 따지면 먹방은 아니다. 오늘 방송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방 PD 역시 “익숙한 것이지만 그 안에서 낯선 것을 발견하고 새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끼줍쇼’의 낯선 방식은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도 바로 실현됐다. 행사 말미, 방 PD와 윤 CP는 이경규와 강호동에 숟가락 2개와 한 동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건네며 지금 미션을 수행하러 떠나야 한다고 즉석에서 알렸다. 바로 지금 여기서 3회의 오프닝이 시작된 것. 이경규와 강호동은 취재진에게 “이 동네 어디인 줄 아냐”고 묻고는 자리를 떴다.
 
‘먹방’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새로움을 추구하는 ‘한끼줍쇼’는 19일 오후 첫 방송된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