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북적이는 놀이공원에서 아이를 잃어도 아이가 있는 정확한 장소를 손쉽게 찾을 수 있게 된다. 택시 기사가 고객이 사는 집 입구를 찾지 못해 해매는 일도 사라진다. 시각 장애인의 음성 길안내 정확도가 높아져 사고 위험성도 줄어든다. 자율주행차는 특별한 센서 없이 운전자가 기다리는 곳 앞에 오차 없이 정차한다.
앞으로 4년 후 이 같은 일은 꿈이 아닌 현실로 구체화된다. 위성항법장치(GPS) 오차 범위를 1m 줄이는 `초정밀 GPS 보정시스템(SBAS) 사업`이 시작됐다. 개인 휴대 단말은 물론 자연재해, 해양, 로봇, 국방, 교통 등 GPS 의존도가 높은 분야에서 일대 혁신이 기대된다.
국토교통부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SBAS(Satelite based Augmentation system)` 사업 해외 공동 개발 업체로 프랑스 탈레스를 선정했다고 25일 밝혔다.
2013년 사업을 발표한 국토부는 항우연을 주관 기관으로 선정, 기본 설계를 진행했다. 이후 1년 동안 해외 공동 개발 업체 선정을 진행했다.
SBAS는 17~37m인 GPS 오차를 1m 이내로 보정, 항공기에 정밀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위성 기반 항법 시스템이다. 최단 비행경로를 설정할 수 있어 안전성 제고는 물론 비행 연료 절감, 항공교통 수용 능력 증대가 예상된다.
정부는 SBAS 서비스를 기업은 물론 국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 드론, 자동차, 응급구조 등 비항공 위치 기반 서비스에 적용, 삶의 질과 안전 향상에 기여할 전망이다. 해양과 지질 분야 측량 로봇, 군사용 정밀 무기, 무인비행기 등에의 접목이 기대된다.
정확도 향상으로 자율주행차 도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개인 휴대 단말기의 위치정보 서비스 품질도 대폭 개선된다. 인명 구조, 미아 추적, 노인 복지, 레저 등 다양한 분야에로의 파급력도 클 것으로 보인다.
김영기 글로벌네트웍스코리아 대표는 “SBAS는 검증되고 안전한 위치보정 GPS 정보를 항공뿐만 아니라 민간 산업에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나라는 이 과정을 통해 항법 위성 개발 독자 기술을 축적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토부와 항우연은 2019년 항공을 제외한 GPS 서비스 전 분야에서 SBAS를 시범 적용한다. 항공 분야는 2022년 정식 운용이 목표다. 대부분 시스템은 2020년 구축이 완료되고 이후 2년은 항공용 인정을 위한 준비 과정이다.
남기욱 항우연 SBAS 사업단장은 “오차 범위가 1m로 줄어들면 위치 정보 품질이 높아지고 오류가 줄어 항공기 사고, 연료 절감 등 다양한 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 우리나라가 아·태 지역 핵심 SBAS 서비스 제공 국가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BAS 사업 규모는 약 1300억원이다. 경제 이익보다 SBAS 기술 노하우 확보 가치가 더 크기 때문에 여러 기업이 SBAS 사업 참여를 노린다. 사업 수행 과정에서 쌓은 기술력을 자사 위치 기반 사업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성, 통신망 기반이어서 KT나 SK텔레콤과 같은 통신사업자의 참여가 예상된다. 개인 위치정보서비스를 비롯한 차세대 먹거리에 정확한 GPS 정보는 필수다.
통신사 관계자는 “자율주행차를 비롯해 온·오프라인연계(O2O), 재난망, 철도망, 해상망까지 SBAS를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은 무궁무진하다”면서 “드론까지 접목시키면 통신사 위치정보 서비스 영역이 2차원에서 3차원으로 확장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