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 온렌딩 시장 놓고 은행 vs 2금융권 `격돌`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여전사 온렌딩 대출 취급실적

산업은행이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특화 대출 `온렌딩` 시장 강화에 나선다. 기존 기업금융 시장을 주도하는 시중은행과 산업은행의 온렌딩을 집행하는 제2금융권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산업은행이 효성캐피탈과 메리츠캐피탈을 온렌딩 사업자로 추가 선정하고, 대출 범위도 리스자금까지 확장하면서 제2금융권의 기업금융 시장 약진이 예상된다.

이번 추가 사업자 선정으로 온렌딩 대출 취급 제2금융권은 산은·아주·현대·한국·DGB·효성·메리츠캐피탈 등 8곳으로 늘었다. 또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위주의 기업대출 뿐 아니라 금융리스 자금 지원을 허용하고 온렌딩 취급가능업종도 자동차부품판매업 등으로 확대했다.

온렌딩 대출은 산업은행이 중개금융기관에 자금을 공급하고, 중개금융기관이 기업을 선정해 대출을 해주는 정책금융 지원제도다. 정책자금을 필요로 하는 비우량 중소·중견기업 위주로 자금 운용이 이뤄진다.

2009년 온렌딩제도 시행 이후 2015년 말까지 1만4000여 기업에 총 32조원 대출됐다. 올해(10월 기준)에만 5조1000억원 자금이 집행되는 등 대출이 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은행 위주로 대출이 이뤄졌고 캐피털 등 여신전문업권 대출은 미미했다.

2015년 말 기준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 대출중개금액은 3572억원으로 전체 온렌딩 대출 중 1.2%에 불과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신성장산업과 지방기업 등 취급 분야를 넓히면서 제2금융권도 온렌딩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은행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금융리스 부문 등에 온렌딩 대출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정채중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캐피털 등 여전사가 보유한 기계설비 리스 및 할부금융은 대부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은행보다 여전사가 특화된 영업을 할 수 있다”면서 “기계설비 리스 등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유관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업계도 리스금융 등 담보가 없거나 부족한 기업을 대상으로 공격 마케팅에 나설 방침이다. 창업초기 기업과 소규모 기업 대상으로 특화된 온렌딩 대출을 시행하겠다는 전략이다. 산업은행도 금융영역 해소를 위한 온렌딩 지원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내년에도 제2금융권 운영사 추가 방안을 검토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제2금융권 업무 확대 등은 도입 초기인 점을 감안해 진행상황 등을 지켜본 후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신금융협회도 올해 온렌딩 운영기관을 4~5개 추가 지정할 수 있도록 산업은행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온렌딩 대출 취급실적(자료:김현 국회의원실)

(단위 : 억원, %)

[표]온렌딩 대출 공급액(자료:산업은행)

(단위 : 조원)

수조원 온렌딩 시장 놓고 은행 vs 2금융권 `격돌`

수조원 온렌딩 시장 놓고 은행 vs 2금융권 `격돌`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