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흔들림 없는 기업 활동을 기대한다

[데스크라인]흔들림 없는 기업 활동을 기대한다

어느덧 11월이다. 기업들이 새해 사업 계획을 세우고 연말 정기인사에 바쁜 시기다. 사업 계획은 내년 경기 상황을 진단해서 기업이 집중할 분야와 투자 방향까지 선정하는,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단순히 예상치를 분석해 제시하는 애널리스트와 달리 기업은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의지와 조직원에 대한 기대치까지 모두 반영한다.

`인사는 만사`라고 했다. 인사는 최적의 적임자를 배치하고 기업 활동 방향까지 제시하는 경영 활동이다. 특정 인사의 발탁은 조직의 긴장감은 물론 향후 조직원에 기대하는 점까지 표출하는 중요한 활동이다.

최근 수년간 재계에는 `시계제로`니 `시나리오 경영`이니 하는 말이 많이 나돌았다. 미래 계획을 세우는 데 고민할 변수가 늘었고, 변수 자체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계속 높아진다. 미국 대선 결과도 살펴야 하고 중국 등 경쟁자의 사업 확장 적극성 여부도 지속 체크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저출산 문제로 내수 시장이 줄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국내외 주요 기관 가운데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1%대까지 낮춰보는 곳까지 나왔다.

올 연말 대형 사건이 강타했다. `최순실 사태`로 국내 정치 상황은 한 치 앞도 예단하기 어렵다. 경제계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국가 경제 정책을 책임져야 하는 정부 부처와 주요 행정가들까지 움추렸다. 국민의 관심이 먹거리에 해당하는 경제보다 온통 정치 이슈로 옮겨갔다. 내년도 국가 예산 배정과 주요 부처의 정책 점검이 소홀해질 우려 또한 크다.

대기업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기업 활동은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절대 양보해선 안 된다. 생산을 늘리고 수출을 확대하는 것이 기본 접근이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핀테크, 미래 자동차 산업 같은 신산업 육성도 시급하다. 차세대 산업은 방향만큼이나 속도가 중요하다.

[데스크라인]흔들림 없는 기업 활동을 기대한다

재계 자체로도 할 일이 산적했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올라섰다. 현재 주력 사업 점검은 물론 앞으로 한 세대 이상 끌고 갈 `뉴 삼성`의 기본도 다져야 한다. 현대차도 국내외 판매 부진을 타개하는 한편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비한 대계를 고민할 때다. LG는 이달부터 주요 계열사와 사업본부별 업적보고회를 연다. 올해 성과를 점검하고 내년에 집중할 사업 아이템을 정밀하게 확인해야 한다.

국정이 어수선하고 경제 주변은 예측이 어렵다. 그렇다고 모두 손 놓고 있어서는 얻을 게 없다. 핵심은 일자리 창출, 수출 확대, 국가 미래 산업 육성이다. 이를 큰 축으로 우리 기업이 잘할 수 있고 잘될 분야에서 세부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창저우공장의 첫 번째 생산 모델인 위에나에 기념 사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차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창저우공장의 첫 번째 생산 모델인 위에나에 기념 사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차

경제 관료는 자기 맡은 분야의 정책을 꼼꼼히 따져서 우선순위를 두고 중심을 잡자. 기업가는 주변의 폭넓은 관심보다 경제와 산업에 중심을 맞춰야 한다. 불거진 사태의 수습 과정에서 사정 기관과 정치권도 기업 본연의 활동을 최대한 보장하는 일 처리가 필요하다. 기업이 자기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해야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

김승규 전자자동차산업부 데스크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