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장비 전문 업체 AP시스템이 삼성전기에 반도체 장비를 공급한다. 디스플레이에서 반도체로 영역을 넓히면서 매출 신장이 예상된다. AP시스템은 전체 매출에서 반도체 장비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일 업계에 따르면 AP시스템은 삼성전기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공동 프로젝트인 팬아웃-패널레벨패키지(FoPLP) 공정용 핵심 장비를 지난 수년에 걸쳐 개발했다. 새 장비는 FoPLP용 스퍼터(모델명 코로나 PVD600)와 디스큠(Descum), 라미네이터 본더(Laminator+Bonder) 시스템이다. 최근 삼성전기 천안 FoPLP 생산 라인에 데모 장비로 들어갔으며, 조만간 정식 공급될 예정이다.
디스큠 시스템은 노광 공정으로 특정 패턴을 새긴 뒤 남아 있는 감광액 찌꺼기를 제거하는 장비다. 라미네이터 본더 장비는 필름 형태의 몰드(Mold) 재료를 롤러를 통해 열과 압력으로 붙이는 장비다.
스퍼터 장비의 쓰임새는 아직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다. 스퍼터는 플라즈마로 재료에 물리력을 가해 대상 표면에 박막을 고르게 증착시키는 장비다. 기존의 반도체 패키지 후공정 분야에서 스퍼터 장비는 칩(Die)과 패키지, 패지키와 기판 간 전기 신호를 주고받는 범프(Bump) 형성이나 전자파간섭(EMI) 차폐 공정을 수행해 왔다.
업계 전문가는 “PLP 라인에 도입되는 AP시스템 스퍼터 장비는 패키징 재배선(RDL) 작업 전 메탈층 형성 때 활용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는 핵심 공정”이라고 설명했다.
FoPLP는 지름이 300㎜인 웨이퍼 기판에서 패키징 작업을 수행하는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oWLP)와 달리 400×500㎜ 면적의 기판 위로 칩을 올려 놓고 팬아웃 패키징에 필요한 여러 작업을 한다. 기판이 네모난 형태여서 웨이퍼 레벨에 비해 버리는 부분이 적다. 생산성이 높다는 게 삼성이 강조하는 포인트다.
팬아웃 패키징은 입출력(I/O) 단자 배선을 바깥으로 빼 I/O를 늘리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I/O가 많은 고성능 칩도 저렴한 원가로 패키징할 수 있다. 반도체 패키지용 PCB가 필요 없어 원가 절감 추가 효과가 크다. 최종 패키지 두께도 축소할 수 있다. 애플은 신형 아이폰7용 A10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적용된 신기술이다.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가 전공정과 함께 팬아웃 패키지 생산도 맡았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와 퀄컴은 각각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 AP에 삼성의 FoPLP 패키지 기술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 파운드리사업팀 입장에선 이 프로젝트가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 팬아웃 기술을 준비해야 미래 파운드리 고객사 확보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지난 7월 FoPLP 양산 라인 구축을 위해 2640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최근 이뤄진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르면 내년 2분기 중 FoPLP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내년은 PLP 사업 원년으로, 3년 안에 현재 통신 모듈 사업 수준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정기로 AP시스템 대표는 “현재 대부분 매출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나오지만 장기 목표는 반도체 분야 장비 매출을 30% 비중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AP시스템은 올해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증설 투자 강화로 전년 대비 45% 이상 확대된 4000억원 초반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