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코스닥을 살려라

증시 시장은 연일 살얼음판이다.

글로벌 경기가 부진하고 미국 중앙은행 기준금리 인상 시기도 다가온다. 굵직한 대외 악재에 국내 정국도 불안하다. 외국인도 개인도 관망세로 돌아섰다.

2일 코스피가 넉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은 무려 아홉 달 만에 지수 600선을 위협받는 수준까지 미끄러졌다. 코스피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박스피 그늘에 갇혀 있어 그렇다 치더라도 코스닥 흐름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프리즘]코스닥을 살려라

증권가에서는 코스닥 급락을 막을 잔재주라도 찾아 보자는 말까지 나온다. 코스닥이 맥을 못 추는 이유는 기관투자가의 매도세와 개인 신용 잔액, 주도주인 제약·바이오 업종의 실적 부진 등에 있다.

시황이 좋지 않으면 기관은 중소형주를 버리고 대형주 투자를 늘린다. 안정을 찾는 것이다. 최근 증시는 기관이 이례라 할 정도로 중소형주와 코스닥 종목을 팔아치우고 있다. 여기에 코스닥은 4분기 부진이 전통이다.

코스닥은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 거래가 많다. 신용 잔액이 늘어난 원인은 바이오나 가상현실(VR) 같은 새로운 주식이 많아지면서 신규 신용 설정이 늘었고, 기존의 중소형주도 장기 실적 추정 상향으로 신용 한도가 늘어서다.

돈을 빌려서 투자했는데 주가가 빠지니까 또 돈을 빌려서 투자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그렇다고 신용 거래를 막을 수도 없다. 한때는 신용이 시장을 키우는 거름이 되기도 했다. 문제는 개인의 무제한 신용 거래다. 일부 자성론도 나온다. 시장 문제는 시장에 맡기는 게 맞다. 하지만 현재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코스닥의 미래는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증시 큰손인 국민연금이 이달 중순부터 위탁 운용사를 앞세워 증시에 1조원을 푼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가치, 액티브퀀트, 중소형주형 3개 부문에서 1조원대 자금을 맡길 위탁 운용사를 다음 주에 선정한다. 이 돈이 최근 낙폭이 큰 코스닥 등에 단비가 되길 기대한다.

[프리즘]코스닥을 살려라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