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80억달러 초대형 빅딜 이후 이틀 만에 `뉴넷캐나다`를 전격 인수했다. 글로벌 플랫폼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신호탄이자 구글과의 정면 대결에서 우위를 다지기 위한 다각도 포석이다.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커넥티드 카 등 신규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 등 경쟁력 향상 의지도 내포됐다.
삼성전자는 `리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RCS)` 기술 기업 뉴넷캐나다를 인수했다고 16일 밝혔다. 인수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뉴넷캐나다는 캐나다 노바스코샤 핼리팩스에 위치한 업체로, 2009년 `뉴페이스 테크놀로지`란 이름으로 설립된 이후 2014년 미국 뉴넷테크놀로지에 인수됐다.
RCS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만든 통합 메신저 규격이다.
삼성전자가 뉴넷캐나다를 인수한 것은 RCS를 활용한 글로벌 플랫폼으로의 도약 가능성을 확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RCS 장점은 글로벌 통신사업자 통합 규격이라는 점이다. 모든 기종과 운용체계(OS)를 아우르는 개방형 표준이다. 안드로이드든 iOS든, 스마트폰이든 자동차든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GSMA에 가입한 모든 통신사가 이 규격을 지원한다는 점도 매력을 끈다.
RCS 플랫폼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면 생태계에 더 많은 통신사업자와 단말기를 확보해야 한다. RCS 생태계 조성을 위한 삼성전자의 행보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국내외 이동통신사와 RCS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수개월 동안 RCS 관련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구글에 맞서기 위한 전략이다. 구글은 18개 글로벌 통신사와 RCS 사업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구글은 이달 초 미국 스프린트와 손잡고 RCS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프린트가 판매하는 스마트폰에 구글 RCS를 기본 탑재하기로 했다. 우선 LG전자의 일부 스마트폰과 구글 넥서스에 적용하고, 내년부터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적용한다.
구글은 지난해 9월 말 RCS 기업 `자이브모바일`을 인수했다. 자이브모바일은 뉴넷캐나다와 함께 RCS 기술의 `양대산맥`으로 꼽힌다. 구글은 행아웃, 구글챗, 구글토크 등 메신저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성과를 내진 못했다. RCS로 다시 도전장을 낸 것이다. 애플도 RCS 독자 기술로 서비스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RCS 자체 역량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단말에서 세계 최고 RCS 기술을 보유했지만 클라우드 기술이 부족했다. 뉴넷캐나다는 RCS 클라우드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RCS 인프라가 없는 이통사업자에 서버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배경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스프린트 등 글로벌 통신사가 구글 RCS 기본 탑재를 요구해도 삼성전자는 독자 기술력을 내세울 수 있다”면서 “`협상 카드`를 확보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이에 앞서 인수한 미국 전장 전문 기업 하만과의 시너지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단순 제어·관리만 담당하는 기존의 사물인터넷(IoT) 센서와 달리 기기가 제대로 명령 신호를 받았는지 모니터링할 수 있는 RCS 기술로, 차량 원격 진단도 가능하다. 통화하면서 위치 정보를 전송하는 등 위치기반서비스(LBS)에 RCS를 녹일 수 있다.
〈RCS 핵심 기능〉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