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휴대전화서 朴대통령 문자 “최 선생님에게 확인한 것이냐” “빨리 확인을 받으라” 발견
박근혜 대통령이 정호성 전 비서관에게 “최 선생님에게 확인한 것이냐”라고 문자를 보낸 정황이 포착됐다.
검찰이 압수한 정호성(47·구속)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최 선생님에게 컨펌(confirm·확인)한 것이냐’고 묻는 문자 메시지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런 내용의 문자메시지들이 박 대통령이 연설문이나 정부 인사를 비롯한 각종 기밀 문건을 최 씨에게 유출하도록 지시한 증거라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늘(16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압수한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에서 박 대통령이 정 전 비서관에게 보낸 ‘(이거) 최 선생님에게 컨펌한 것이냐’, ‘빨리 확인을 받으라’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찾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서 ‘최 선생’은 국정농단 파문의 최순실(60·구속)씨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검찰이 또한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에서 최 씨가 정 전 비서관에게 국무회의 일정 등을 잡으라고 독촉하는 내용이 담긴 통화 녹음 파일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 통화 녹음 파일은 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앞둔 시점에 녹음이 됐는데 최 씨가 ‘국무회의를 하고 순방을 가는 게 낫겠다’라며 대통령의 일정을 사실상 지시하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박 대통령의 ‘공무상 기밀 유출’ 혐의와 관련한 수사는 상당 부분 진척이 돼 있으며, 헌법상 불소추 특권(내란·외환죄를 제외한 형사상 범죄 혐의로 기소되지 않는 특권)을 가진 현직 대통령이 아니라 일반인일 경우 기소가 가능한 정도라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조사 질문지 작성 등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 준비를 거의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질문을 간추리는 중”이라며 “최순실 씨를 오는 20일까지 기소해야 하는데 공소장은 시험지 답안이랑 달라서 빈칸으로 둘 수 없다. 최 씨 기소 전에 대통령을 조사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검찰은 이에 지금까지 이뤄진 조사를 통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기업 돈 774억원을 모금한 것과 최순실 씨에게 각종 청와대 문서가 유출된 것에 대해 박 대통령의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은숙 기자 esh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