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가 내달 5일 세계 최초 증강현실(AR) 스마트폰 팹2프로를 출시한다. 팹2프로 출고가는 50만원대로 확정됐다. 오픈마켓(지마켓)에서 판매한다.
레노버에 앞서 2일에는 화웨이가 P9·P9플러스를 내놓는다.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공습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 제조사의 국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공략이 화웨이·레노버에 그치지 않고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韓, 외산폰 `무덤` vs `기회의 땅`
국내 시장은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려왔다. 소비자 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운 시장이라는 이유다.
하지만 중국 스마트폰은 글로벌 시장에서 1000만대 판매를 기록할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애플 아이폰 외에 외산 프리미엄 스마트폰 히트작이 없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스마트폰으로 새로운 수요를 개척하는 등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공백으로 절대 강자가 없다는 점도 시기적으로 최적이다. 프리미엄 시장을 노크하기에 적기다.
단조로운 프리미엄 스마트폰 틈새를 자극하려는 의도도 분명하다. 국내 출시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2종, LG전자 2종, 애플 1종 등 5종에 불과하다.
중국, 동남아, 유럽 등지에서 가능성을 엿본 중국 제조사가 국내 시장을 프리미엄 스마트폰 `기회의 땅`이라고 판단한 이유다.
◇왜 한국 시장을
우리나라 시장은 중국 시장과 비교하면 매력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구 수가 중국 의 약 4%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수익성이 높은 시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중국 제조사의 숨은 전략에 주목한다.
한국은 중국 제조사가 성공을 맛보고 싶은 최고의 `테스트베드`라는 것이다.
김장원 IBK증권 연구원은 “중국 제조사 입장에서 한국은 규모가 작은 시장인 게 분명하지만, 테스트베드 역할에서 의미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히 스마트폰만이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앞선 통신 기술력, 네트워크 장비 등을 갖춘 국가에서의 성공은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제조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눈높이가 높고, 얼리어댑터가 많아 글로벌 트렌드를 주도하는 시장”이라며 “궁극적으로 제품을 많이 팔아 수익을 남기기보다는 중국 스마트폰에 대한 기술력을 검증 받고 싶은 곳”이라고 밝혔다.
◇본 게임은 이제부터
중국 제조사의 국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공략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오포, 비보 등 중국 2세대 제조사가 국내 시장을 타진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는 “중국 2세대 제조사가 한국 시장 진출을 타진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며 “화웨이가 중국, 동남아, 유럽 시장을 거쳐 한국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는 수순을 오포, 비보 등이 밟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다만 이들 제조사가 규모가 작은 한국 시장 진출이 급할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화웨이, 레노버 등이 한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면서 어떤 효과를 얻어 가는지 면밀히 분석한 이후 그에 따른 전략을 짜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