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검색에서 스마트폰까지...AI 무한 확장하는 구글

[이슈분석]검색에서 스마트폰까지...AI 무한 확장하는 구글

올해 초 인공지능(AI) 바둑 알고리즘 `알파고`로 저력을 과시한 구글이 다양한 영역에 AI를 도입, 확장 공세를 강화한다. 메신저 등 소프트웨어(SW)뿐만 아니라 하드웨어(HW), 클라우드 등 모든 영역에 AI를 도입한다. 번역 등 기존 서비스에는 더욱 고도화된 AI를 적용하는 등 `AI 퍼스트` 전략에 박차를 가한다.

구글은 최근 번역 서비스에 인공신경망(NMT) 기술을 도입했다. NMT를 활용하면 문장을 통째로 번역, 서비스 품질이 높아진다. 기존의 통계형 기계 번역은 구·절 단위의 번역 결과를 조합하고 재배치, 부자연스러웠다. 국어와 영어처럼 어순이 다른 상황에도 번역 정확도가 높다. 이 기술은 한국어,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일본어, 터키어 등 8개 언어 간 번역에 우선 적용됐다. 구글은 “새 번역 시스템은 이전보다 번역 오류를 55~85% 줄였다”면서 “서비스를 순차 확대한다”고 밝혔다.

HW 분야에 직접 뛰어들고 AI 기술 적용을 확대했다. 지난달에는 스마트폰 `픽셀`과 스피커 `구글 홈`을 공개했다. 픽셀은 구글 AI 서비스 `구글 어시스턴트`가 최초 탑재됐다. 이용자 음성을 듣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주거나 뮤직비디오를 골라 재생해 주는 등 다양한 AI 서비스를 이용한다. 구글 홈은 아마존 에코와 같은 음성인식 기반의 AI 홈 비서다. 음성으로 음악 재생, 일정 관리는 물론 각종 가전기기 제어까지 다양한 곳에 활용한다.

클라우드 부문에서도 머신러닝(기계학습) 방식의 AI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스탠퍼드대 AI연구소 국장인 리페이페이 교수와 스냅챗 출신 리자 등 유명 전문가들을 영입했다.

막대한 인력과 투자를 앞세워 모든 서비스에 AI 적용을 확대한다. 구글 연구 조직 `구글브레인`을 이끄는 제프 딘에 따르면 3월 기준 구글 서비스 머신러닝 적용 비율은 최고 50%에 이른다. 지메일, 구글포토, 구글 애플리케이션(앱) 등 다양한 서비스에 AI가 적용됐다. 구글 내 머신러닝 연구 인력도 1000명을 넘어섰다. 2000년대 들어와 280억달러(약 32조원)가 넘는 자금을 들여서 15개가 넘는 AI 기술 기업을 사들였다. 알파고도 영국 AI 개발사 `딥마인드` 인수로 거둔 성과다.

구글이 올해 전략을 `모바일 퍼스트`에서 `AI 퍼스트`로 선회한 것은 플랫폼 사업의 미래와 연관이 깊다는 분석이다. 구글은 검색, 동영상 등 플랫폼을 제공한다. 메신저 `알로`까지 출시했다. 사용자경험(UX)이 편의성 증진 방향으로 흐르면서 자동화, 대화형 인터페이스로의 진화는 필수가 됐다. 데이터와 앱 홍수 속에서 최적화한 연결의 필요성이 커졌다. 챗봇처럼 하나의 서비스에서 모든 것을 이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한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주주들에게 보낸 창업자의 편지에서 “미래에는 다양한 기기가 사라지고 컴퓨터가 똑똑한 비서가 돼 인간을 도울 것”이라면서 “구글은 모바일 퍼스트에서 AI 퍼스트로 옮겨 간다”고 선언했다.

플랫폼 지배 사업자에게 사물인터넷(IoT)은 위기이자 기회다. 모바일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기기, 가전기기, 자동차 등 모든 일상이 연결된다. 다양한 HW로 플랫폼이 분화하면 지배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 수집된 데이터가 급증하고, 모든 서비스에 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 요구가 늘어난다.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은 기회다. AI를 앞세워 그동안 진출하지 못한 산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짙어졌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모든 산업 분야에 AI를 활용한 자동화가 고도화되기 때문이다. 에릭 슈미트 알파벳 회장은 올해 발표한 `구글이 가장 주목하는 관심 사업 일곱 가지`에서 이런 확장 의지를 드러냈다. 일곱 가지 미래 사업 가운데 자율주행자동차, 헬스케어, 먼저 말을 거는 AI, 머신러닝을 활용한 맞춤형 교육 등은 AI 적용이 필수인 영역이다.

애플, 페이스북, IBM,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이 모두 AI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만큼 구글이 AI 퍼스트 시대 승자가 될 지는 미지수다. 최대 무기는 방대한 데이터다. AI를 고도화하려면 양질 데이터를 확보, 학습시켜야 한다. 구글은 세계 최대의 검색 엔진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보유했다. 수집되는 정보는 미국 대통령 당선까지 점칠 정도다. 모든 서버를 자체 구축한 만큼 막대한 연산에 쓰이는 클라우드 역량도 강점으로 꼽힌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27일 “구글이 머신러닝 SW `텐서플로`를 오픈소스로 공개했지만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 데이터라는 것을 반증한다”면서 “막대한 데이터와 서버 자원 측면에서는 다른 경쟁자보다 우위에 있다”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