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 유료 게임에 연연하지 않을 겁니다.”
박지원 넥슨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게임 개발과 비즈니스에서 `다양성`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무료로 게임을 출시하고 콘텐츠 내에서 아이템 판매로 수익을 올리는 부분 유료 모델에만 전념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유료게임, 무료게임 등 비즈니스모델(BM)도 콘텐츠에 맞게 꾸밀 계획이다. 실제로 넥슨은 올해 초에 출시된 게임을 운영하는 라이브 조직 KPI에서 매출을 필수 항목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넥슨은 부분 유료 정책으로 성장한 게임 회사다. 박 대표가 이 정책을 바꾸겠다고 밝힌 것은 넥슨 수익원에 일대 변화를 예고한다.
부분 유료는 한국 게임 산업을 키운 원동력이다. 접근성을 낮춰 누구나 쉽게 게임을 접하도록 했다. 플레이를 돕는 아이템부터 단순 꾸미기 아이템까지 게임 제작과 이용에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 모바일 게임으로 산업 중심이 이동하면서 부분 유료 모델은 이용자의 불만을 샀다. 특히 확률형 아이템이 도마에 올랐다. 이용자는 자신이 구매하는 상품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모른다. 복권을 사는 것과 비슷하다.
확률형 아이템은 불확실성으로 게임의 재미를 키운 반면에 과도한 소비를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회도 확률형 아이템 문제를 인식하고 게임 내 확률 공시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여러 개 발의했다. 게임 업체들은 자율 규제 강화 회의를 시작했다.
여러 논의가 있지만 확률형 아이템의 부작용을 줄이는 확실한 방법은 아예 이 모델을 기획 단계에서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공시를 한다고 해서 이용자 불만이 줄어들지는 않을 겁니다. 이용자들이 원하는 것은 결국 확률을 알려 달라는 것이 아니라 확률을 높여 달라는 것이기 때문이죠.”
한 게임 업체 임원의 말이다. 이용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려는 여러 노력을 폄훼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공시만으론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국 게임 업계를 지탱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한 번에 바꾸기는 어렵다. 그러나 시장이 스스로 노력한다면 어느 순간 흐름을 바꿀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미 게임 산업은 그런 과정을 거쳐 왔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