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껍데기 맹탕’ 청문회 우려, 최순실 일가 3人-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 등 “줄줄이 불출석 사유서 제출”
국정 농단의 장본인 최순실 일가의 불출석 의사로 맹탕 청문회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 씨가 7일 열리는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지난 5일 제출했다.
최 씨의 언니 최순득 씨와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 역시 불출석 의사를 밝혀 국정 농단의 장본인들이 증인으로 나서지 않는 ‘빈껍데기 청문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조특위에 따르면 최 씨 일가 3명은 각각 팩스로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 일가는 ‘건강 문제’를 불참 이유로 언급했다고 한다. 특히 최 씨는 “검찰 수사 사건이 연관돼 있어 진술이 어렵다”며 “영어(囹圄)의 몸으로 공황장애가 있고 건강 또한 좋지 않다”고 불출석 사유를 밝혔다.
새누리당 소속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최 씨 등 3명이 7일 청문회 불참 시 즉각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까지 6, 7일 예정된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증인은 최 씨 일가 3명과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 등 4명이다.
다만 동행명령장이 발부되더라도 끝까지 출석을 거부할 경우 법적인 처벌은 가능하지만 청문회장에 강제로 출석시킬 방법은 없다.
국회 관계자는 “최순실 청문회가 아니라 대기업 청문회가 된 셈”이라며 “추가로 불출석하겠다는 증인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 씨 일가 외에도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우 전 수석의 장모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 등도 7일 청문회에 불출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 전 수석은 출석요구서의 직접 수령을 거부한 채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도 출석이 불투명하다.
국조특위는 최 씨 일가 등이 끝내 청문회 출석을 거부할 경우 ‘구치소 현장조사’를 해서라도 진상 규명에 나서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은숙 기자 esh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