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9일 국내 주식시장은 전날보다 6.38P(0.31%) 하락한 2024.69로 장을 마쳤다.
역사상 첫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2004년 3월 12일 주식시장이 2.43% 하락한 것에 비하면 하락폭은 적은 편이다.
전날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1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현행 금리수준을 유지하기로 하고 양적완화(QE) 종료기간을 9개월 연장하기로 하면서 이날 시장은 안정적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경계감에 시장은 종일 약세를 보였고 나흘만에 하락세로 마감했다. 반면에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9.73P(1.66%) 오른 594.35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세가 상승장을 이끌었다.
정치 이슈가 장을 이끌면서 관련 테마주는 종일 들썩였다. 대통령권한대행을 맡게 되는 황교안 국무총리 테마주가 장중 급등세를 보였으며,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테마주는 급등세를 이어갔다.
이날 코스피는 개인이 1206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564억원, 57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코스피시장 전체 거래대금은 3조6832억원, 거래량은 2억1962만주로 12거래일 연속 2억5000만주 이하의 거래량을 나타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국회 표결에 따른 정치 이슈가 증시를 이끄는 변수가 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지난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을 때도 당일 국내 증시는 2.43% 하락했지만 이후 주가는 안정을 찾아 한달이 지난 후에는 오히려 7.6%나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과 국채 금리 변동은 거의 없었다.
이 같은 사례에 비춰 전문가들은 탄핵 가결보다 부결이 불확실성을 높여 시장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전망해 왔다. 이미 가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면서 충격이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