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민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C사를 운영하는 김 사장. 요즘 곤두박질치는 매출 때문에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간다. 고객만족도도 바닥이고 업계 순위도 점점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속 모르는 직원들은 천하태평이다. 김 사장은 불안한 마음에 매장 직원들을 다그쳐 손님 접대에 최선을 다하라 하고, 주방에는 계속해서 음식 조리에 만전을 기하라며 지시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마음처럼 움직여 주지 않는다. 직원들에게 투철한 주인 의식으로 회사 문제를 함께 고민하게 할 방법, 어디 없을까.
▲오늘의 성공 스토리
직원들의 주인 의식을 투철하게 하고 싶다면 먼저 회사가 그들에게 주인 대접을 해 줘야 한다. 미국의 인사관리 전문 컨설팅 회사 에이온휴잇은 직원들에게 주인 대접을 하기 위해 가장 먼저 `정보`를 공개하라고 권한다. 회사의 주요 관리지표를 비롯한 모든 경영 정보를 직원들과 과감하게 공유하라는 것이다. 자기 집의 재산과 운영 상태를 모른다면 주인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보 없이 일하는 직원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회사의 비전과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무엇을 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능동으로 일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미국 미시간주에서 레스토랑, 케이터링 업체 등을 운영하고 있는 징어먼그룹은 일찌감치 이 사실을 깨닫고서 1982년 설립 때부터 지금까지 직원들에게 모든 경영 정보를 오픈했다. 초기에는 종이에 이런 저런 정보를 적어 게시판에 붙여 두었다고 한다. 회사 사정을 잘 알아야 직원들이 함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해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1990년대부터 `오픈북 매니지먼트`를 본격 시작하게 된다. 여기서 `북(book)`은 회계장부와 재무제표를 가리키는 것으로, 직원들에게 모든 경영 실적을 공개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징어먼은 매주 모든 직원이 모이는 자리를 마련해서 그룹의 재무 현황, 업계 현황 등 모든 정보를 공개했다.
그런데 정작 회사는 직원들에게 모든 걸 공개했지만 대다수 직원들은 여기에 별 관심이 없었다. 온통 어려운 용어와 숫자 투성이인 데이터를 이해하기도 어려웠고, 자신의 업무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잘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징어먼 리더들은 여기에 좀 더 직원들의 피부에 와닿을 만한 정보들을 더했다. 회사는 재무 성과뿐만 아니라 거기에 영향을 미치는 매장 서비스와 음식의 질 평가는 물론 고객만족도, 내부 직원 근무만족도 등 다양한 실무 요소들을 함께 공유하기 시작했다.
이뿐만 아니라 직원 업무를 게임으로 만들어 경영 정보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예를 들어 한 레스토랑의 `고객만족도`가 낮게 나타났을 경우 징어먼은 직원들에게 `고객 입장에서 5분 내 주문 받기 게임`을 하게 했다. 잘한 사람에게는 인센티브도 제공했다. 이 게임을 하면서 직원들은 고객을 제대로 응대하면 `고객만족도`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결국 고객의 `재방문율`을 높여서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깨닫게 됐다.
징어먼의 정보 공유 문화가 뿌리 내리기까지는 무려 5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징어먼 직원 600여명은 그 뒤부터 한층 넓어진 시각과 주인 의식을 갖추고 능동으로 업무를 해 나갔다. 그 덕분인지 회사는 이후 10년 동안 3배 성장을 이뤄냈고, 2013년에는 연 매출 4500만달러를 기록해 미시간주 대표 식품회사의 하나로 발돋움했다.
유한킴벌리도 직원들과 경영 정보를 공유하는 대표 회사다. 이들은 매월 회사 운영 현황 및 경영 정보를 발표하는 공개 설명회를 연다. 여기에는 경영진뿐만 아니라 참석을 원하는 모든 직원이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직원들이 어렵고 딱딱한 경영 정보를 조금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영상으로 제작한 비디오 사보도 내고 있다. 이 비디오 사보에는 회사 경영 실적과 투자 계획 등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유한킴벌리의 각 사업 부문에서 어떠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지, 성과는 어떤지, 제품에 대한 고객 반응은 어떤지 등 다양한 소식을 모두 솔직하게 알리고 있다. 회사에 큰 위기가 닥쳐서 일부 생산 라인이 중지됐을 때도 이 사실을 그대로 비디오 사보를 통해 직원들에게 알렸을 정도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처음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회사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자 주인 의식을 지니고 회사 문제를 고민하게 됐다. 이렇게 정보를 공유하며 직원들을 주인으로 대접한 유한킴벌리는 수년째 `한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오늘의 아이디어
혹시 당신 회사에서도 중요한 경영 정보는 리더끼리만 공유하고 있는가. 징어먼과 유한킴벌리처럼 회사 정보를 과감하게 직원들에게 공개하는 것은 어떨까. 내가 회사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낄 때 직원들도 비로소 주인 의식으로 회사를 함께 이끌어 가게 될 것이다.
정리=조은실 IGM 글로벌 비즈킷 컨텐츠 제작본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