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한 해를 마무리하느라 정신없는 12월, 연예계 역시 평소보다 더 바빠지는 시기다.
가수들은 새로운 활동을 펼치기보다 연말 시상식이나 내년의 도약을 준비한다. 컴백 후 시상식이나 연말결산 등 이슈에 밀리기도 하고, 대중의 관심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음악방송 또한 1년을 정리하는 결산 무대를 만들거나 시상식 준비로 결방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지난달 28일 비원에이포(B1A4)를 시작으로 신화, 백아연, 세븐틴, 김필, 펜타곤, 더블에스301, 빅뱅, 에이핑크, 엑소까지 꽤 많은 가수들이 싱글 및 앨범을 발매했다.
왜 최근 가수들은 무언가를 정리하고 되짚는 시기에 컴백하는 것일까? 서정민갑 평론가는 “오히려 연말시즌을 노렸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우연이 겹친 게 아닌가 싶다. 신곡이 겨울을 주제로 했다면 모르겠지만, 지금 사회 분위기도 그렇고 어떤 목적이 있어서 12월을 노리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분석했다.
떠들썩하고 기분 좋은 연말의 분위기가 시너지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꼭 그렇지도 않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팬들에게 완성도 높은 앨범을 선물하기 위해 작업하다보니 어느새 12월이 됐을 수도 있다.
빅뱅은 지난 13일 1년 4개월 만에 정규앨범 ‘메이드 더 풀 앨범(MADE THE FULL ALBUM)’을 발매했다. 정규 형태로는 무려 8년 만이며, 의도하진 않았지만 12월 컴백으로 뜻 깊은 한 해를 보내게 됐다.
빅뱅은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원래 지난 싱글 ‘M’ ‘A’ ‘D’ ‘E’를 다달이 낸 뒤 바로 정규앨범이 나왔어야 했다. 하지만 생각하기에 모자란 점이 많아 미루다 보니 1년이 흘렀다”며 “시간 내 완성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랜만에 컴백한 더블에스301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지난 6월 스페셜 앨범을 내긴 했지만, 미니앨범으로는 지난 2월에 이어 약 10개월 만이다. 비원에이포 정규 3집 앨범 ‘굿 타이밍(Good Timing)’은 1년 3개월 공백기 끝에 발매됐다.
겨울에 어울리는 콘셉트여서 적절한 시기로 12월을 택했을 수도 있다. 실제로 비원에이포는 원래 만들어져 있던 타이틀곡 ‘거짓말이야’를 겨울 느낌으로 재편곡해 수록했다.
그런가 하면 팬들에게 한 해 동안 응원해주고 사랑해줘서 고맙다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앨범을 내는 경우도 있다. 에이핑크는 처음으로 스페셜앨범 ‘디어(Dear)’를 내놓는다. 방송활동은 하지 않지만, 팬을 생각하며 부른 노래와 보고 싶을 법한 조합의 듀엣곡 등을 실었다. 에이핑크는 “고마운 마음을 말로만 전해왔다. (이번 앨범이) 팬 여러분들에게 따뜻한 연말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엑소는 2013년부터 겨울마다 시즌 송을 발매하며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있다. 올해는 오는 19일 공개되는 겨울 스페셜 앨범 ‘포 라이프(For Life)’로 팬들을 위한 선물을 마련했다.
지난 5일 발매된 앨범 ‘고잉 세븐틴(Going Seventeen)’으로 활동 중인 세븐틴은 앨범이 완성된 시기가 연말과 맞물렸지만, 팬들과 하루 빨리 만나기 위해 컴백을 미루지 않았다.
세븐틴 소속사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계속 곡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연말에 완성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 연말에는 흥행이 잘 안되기도 하고 음악방송도 많이 결방되기 때문에 아쉬울 수도 있지만, 2016년을 캐럿(팬클럽)과 함께 좋은 노래로 장식하고 싶어 컴백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아예 활동을 미루는 것보다 이렇게라도 팬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게 더 괜찮은 것 같다. 연말무대에서도 신곡을 선보이거나 편곡해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가요계 대선배 신화와 엄정화는 내년에 더욱 힘찬 도약을 하기 위해 연말에 앨범을 냈다. 신화는 팬들을 향한 러브송이 가득 담긴 정규 13집 앨범 ‘언체인징(Unchainging)’ 파트 1을 발매했다. 이번 앨범으로는 방송활동을 하지 않고, 내년 1월 본격적으로 방송활동을 펼칠 파트2를 선보인다.
엄정화는 오는 27일, 8년 만의 새 앨범을 들고 팬들을 찾는다. 내년 정규앨범을 발매하기에 앞서 이번에는 파트1 개념의 미니앨범을 내놓는다. 오랜만에 가수로서 모습을 드러내는 만큼 파트1 앨범을 통해 활동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의도로 비춰진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