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가 되고 싶은’ 한 여자가 있다. 파티에서 자신이 있을 곳이 아니라고 느낀 여자는 그 곳을 빠져나온다. 문득 들리는 피아노 소리. 카페로 들어간 그녀는 ‘음악으로 성공하고 싶은’ 남자와 운명적으로 마주친다. 꿈을 좇는 두 청춘은 사랑과 성공을 동시에 이룰 수 있을까?
라라랜드는 현실과 동떨어진 땅이다. 동시에 할라우드가 있는 LA를 뜻하기도 한다. 이곳으로 향하는 길에서 처음 만나는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과 미아(엠마 스톤)는 꽉막힌 고속도로처럼 인생도 답답하기만 하다. 뭐하나 제대로 되는 일이 없다. 성탄절을 앞두고 직장에서 짤리고 오디션에서는 번번히 낙방한다.
그때 꼭 그랬으면 좋았을 순간이 지나고 두 사람의 운명은 엇갈리는데….
다미엔 차젤레 감독은 데뷔작으로 ‘라라랜드’를 먼저 만들고 싶어했다. 할리우드가 어떤 곳인가. 초짜 감독에게 돈은 많이 들어가지만 흥행 가능성은 높지않은 뮤지컬 영화를 맡길 무모한 투자자가 어디에 있겠는가. 다미엔 차젤레 감독은 ‘위플래쉬’를 만들어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고투자를 이끌어낸다.
그런만큼 영화 곳곳에서 뮤지컬 황금시대에 대한 향기가 물씬 느껴진다. 우선 오프닝부터 짜릿하다. 1950~60년대 뮤지컬 언어들을 현대 감각에 맞게 재구성해 관객들을 홀린다. 화려한 군무와 놀라운 카메라워크로 눈이 즐겁다. 라이언 고슬링이 부른 ‘City of stars’와 엠마 스톤이 부른 ‘Audition’은 서정적인 가사가 달달한 멜로디에 입혀져 관객의 귀에 감미롭게 흐른다.
달콤 쌉싸름한 마법같은 로맨틱 뮤지컬. 올 겨울 옆구리가 시리다면 꼭 봐야할 영화다. 위플래쉬의 플레처 역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J.K. 시몬스가 임팩트 있는 단역으로 우정출연(?)했다.
김인기기자 i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