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MBC에는 월화 예능프로그램이 없다. 목요일 예능프로그램은 침체기다. ‘능력자들’ ‘미래일기’가 목요일 시간대에 도전했으나 종영을 맞이했다. 대신 목요일 예능으로는 ‘닥터고’, ‘일밤’은 ‘진짜 사나이’ 후속으로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내놨다. 변화와 도전을 시도하고 있지만 2016년 MBC 예능은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MBC 예능 살리고 있는 것은 여전히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무한도전’ ‘복면가왕’ ‘라디오스타’뿐이다.
◇ 목요 예능의 몰락?!…‘능력자들’ 이어 ‘미래일기’ 종영
MBC는 목요일에만 1년 동안 3개의 예능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먼저 ‘능력자들’은 지난해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호평을 받은 후, 지난해 11월 13일부터 올해 9월 8일까지 방송했다. ‘개개인의 전문성이 나라의 경쟁력이 된다’는 콘셉트로, 대국민 지식증진 교양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 ‘아이돌 능력자’ 박소현, ‘물고기 능력자’ 블락비 태일처럼 연예인 중에서도 덕후 기질을 가진 인물이 출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금요일 예능으로 20회까지 평균 5% 이상이었던 ‘능력자들’은 목요일로 방송 시간대를 옮기자마자 2.2%로 추락했다. 이후 40회까지 비슷한 모습을 보였고 폐지 수순을 밟았다.
이어 편성된 것이 ‘미래일기’다. ‘미래일기’는 지난 설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포맷이 만들어졌고, 지난 9월 29일 정규 편성됐다. ‘타임슬립’이라는 판타지적인 설정과 ‘내 인생 미리보기 프로젝트’ 콘셉트로 착한 예능을 표방하며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첫 회 2.8%, 마지막회 1.2%시청률을 기록하며 8회 만에 폐지되고 말았다. ‘미래일기’는 사실 매주 하는 것보단 기획성이 잘 어울리는 콘셉트였으며, 시즌2의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 ‘일밤’, ‘진짜사나이’ 대신 내건 ‘은밀하게 위대하게’
-‘진짜사나이’
‘진짜 사나이’는 지난 2013년 4월 14일부터 지난 11월 27일까지 MBC의 대표 예능프로그램으로 사랑받았다. 군대 체험으로 예능 프로그램의 새 지평을 연 ‘진짜 사나이’는 군대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연예인들이 군인들과 섞여 그들의 생활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웃음과 감동을 함께 선사했다.
3년 6개월 동안 ‘진짜 사나이’에는 총 109명의 연예인들이 출연했고, 2016년에는 ‘여군특집 4기 특집’ ‘중년특집’ ‘동반입대 특집’ ‘상남자 특집’ ‘해군부사관 특집’이 진행됐다. 초반 박형식, 혜리, 헨리 등 신인을 스타로 만들었던 ‘진짜 사나이’는 올해 이시영, 솔비, 박찬호, 이동준 등을 재조명 하며 주목받았다. ‘상남자 특집’ 이후 ‘진짜 사나이’는 휴식에 돌입하고, 시즌3을 기약한다고 전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진짜 사나이’ 종영 이후 ‘일밤’은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편성했다. ‘일밤’의 대표 콘텐츠인 ‘몰래카메라’를 다시 꺼낸 프로그램으로, 지난 4일 첫 방송했다. 하지만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혹평에 시달리고 있다. 5명의 MC는 어수선하고, 허술한 진행 방식과 허무한 결말은 과거 이경규의 ‘몰래카메라’와 비교됐기 때문이다. 혹평을 받은 이후 2회에서는 새로운 편집 방법을 선보이며 어느 정도 혹평을 거둬들이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아직 걸어갈 길이 멀다는 평을 받고 있다.
◇ ‘라스’ & ‘무도’ & ‘복면가왕’, MBC를 살린 프로그램들
-‘라디오스타’
평일 11시대 유일하게 타방송사에 밀리지 않는 프로그램은 수요일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뿐이다. 지난 2007년 5월 30일 첫 방송한 이후 무려 10년 동안 방송중이며, 지난 11월 9일에는 500회를 맞이했다.
처음부터 주류는 아니었지만, 현재는 다른 예능을 선도하는 인기 프로그램이 됐다. 이들이 오랫동안 사랑받은 이유는 윤종신-김구라-김국진-규현으로 이어지는 MC들의 호흡, 그리고 게스트들의 매력을 발굴해내는 능력이다. 이는 다른 방송에서는 볼 수 없는 도전정신이다. 검증 되지 않는 게스트를 섭외하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지만, ‘라디오스타’는 매번 신선한 게스트를 섭외해 그들을 슈퍼스타로 만들어 주고 있다. 이는 해당 방송인이나 ‘라디오스타’만을 위한 일이 아니라 예능계에서도 큰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올해는 한동근, 송재희, 김수용, 다나 등이 수혜자가 됐다.
남다른 ‘촉’은 2016년 ‘라디오스타’의 키워드였다. 그룹 이엑스아이디(EXID) 하니부터 블락비 지코까지 모두 열애설 직전 섭외를 마쳐쳤고, 열애설이 터진 후 첫 방송으로 ‘라디오스타’에 출연하게 된 것이다. 또한 시청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스트를 쏙쏙들이 선정하는 재치 또한 ‘라디오스타’의 핵심이다. 500회 특집에서는 ‘라디오스타’와 인연이 있는 멤버들인 김희철, 이수근, 유세윤 등을 게스트로 선정했고, 그룹 젝스키스 완전체, 김국진의 연인 강수지, 최근 방송을 예고한 ‘하이킥 특집’ 등 센스 있는 섭외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무한도전’
올해 ‘무한도전’은 바빴다. 연초에 말했던 약속들을 모두 다 지켰기 때문이다. 지난 1월 23일 방송한 ‘행운의 편지’ 편에서 멤버들은 다른 멤버들의 1년 아이템을 직접 선정해줬다. 당시 멤버들은 6개의 아이템을 만들어냈고, 현재는 모든 도전을 완료한 상태다.
정준하는 지난 3월 ‘쇼미더머니5’ 예선에 출연해 랩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으며, 현장에서 심시위원이자 '무한도전' 전 멤버인 길과 만나기도 했다. 또한 정준하는 미국 LA의 롤러코스터에서 스파게티를 먹으며 ‘가장 무서운 롤러코스터 타기’ 미션에 도전했다. 최근에는 박명수와 함께 ‘북극곰’을 찾아가 다큐멘터리에서도 보기 힘든 장면들을 시청자에게 선사했다. 정준하와 박명수는 ‘하루 동안 명수 몸종 되기’와 ‘자연인 특집’을 한꺼번에 수행하며 남다른 케미스트리를 보여주기도 했다.
유재석과 그룹 엑소의 콜라보레이션은 국내외적으로 관심을 받았다. 광희의 제안으로 진행된 이 콜라보레이션은 유재석이 엑소의 노래와 안무를 완벽하게 소화해야 하는 미션이었다. 지난 9월 태국에서 열린 엑소의 콘서트에서 엑소와 유재석은 신곡 ‘댄싱킹’을 완벽하게 선보이며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외에도 예능총회, 우주 특집 ‘마션’ ‘그래비티’, 잭 블랙 특집 ‘예능학교 스쿨 오브 락’, ‘못친소’ 페스티벌2, ‘나쁜 기억 지우개’ 특집, 웨딩 싱어즈, 퍼펙트 센스, ‘토토가’ 젝스키스 편, 귀곡성 특집, 릴레이툰, 무도리GO 등을 선보였다.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것은 장항준 감독과 김은희 작가가 함께한 무한상사 특집이었다. 김혜수, 이제훈, 지드래곤, 쿠니무라준, 김환희 등이 특별출연했고, 정형돈이 이 방송을 통해 마지막 모습을 보였다.
-‘일밤-복면가왕’
올해 ‘복면가왕’의 상반기를 책임진 것은 ‘음악대장’ 하현우다. 그룹 국카스텐 하현우는 지난 1월 24일 43회부터 6월 5일 62회까지 151일 동안 가왕 자리를 지켰다. 첫회 넥스트의 ‘라젠카, 세이브 어스(Lazenca, Save us)’를 부른 ‘음악대장’은 폭발적인 고음과 독특한 목소리로 청중을 한 번에 휘어잡으며 ‘여전사 캣츠걸’인 뮤지컬 배우 차지연을 가왕 자리에서 물러서게 했다. 이후 하현우는 차지연이 세웠던 5연승의 기록을 넘어서 최초로 6연승을 차지했고, 이후엔 매회 기록을 새롭게 쓰며 마침내 9연승을 기록했다.
‘음악대장’의 10연승을 저지한 사람은 ‘하면 된다’의 더원이었다. 더원은 31대, 32대 가왕을 차지했고, 이후 ‘로맨틱 흑기사’ 로이킴에게 33, 34대 가왕 자리를 물려줬다. ‘불광동 휘발유’ 김연지는 35대 가왕을, ‘신명난다 에헤라디오’ 정동하는 36~39개 가왕을, ‘주문하시겠습니까 팝콘 소녀’ 알리는 40~42대 가왕을 차지했다. 현재 포맨의 신용재로 추정되는 ‘양철로봇’이 3연속 가왕에 도전 중이다.
또한 조관우, 조항조, 김필, 박지헌, 송소희, 씨스타 효린, 김경호 등 실력파들뿐만 아니라 그룹 피에스타 차오루, 이엑스아이디 하니, 스피카 김보형, 2PM 준케이, 배우 박진주처럼 의외의 가창력을 뽐낸 사람들도 있었다. ‘복면캠프’로 출연한 최민용은 1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최고의 반전은 지난 2월 출연한 ‘과묵한 번개맨’ 밀젠코 마티예비치였다. 당시 ‘복면가왕’ 사상 최초로 외국가수로 출연해 화제가 됐으며, 최근에는 ‘수상한 모자장수’가 타일러로 알려져 성별과 국적 모두 속이는데 성공하면서 다시 한 번 ‘복면가왕’의 가치를 입증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