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세계 1위 차량호출서비스업체 우버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차량은 센서와 카메라를 탑재하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를 이용, 스스로 교통 상황을 판단하고 운행한다. 우버는 서비스 초기 단계인 점을 감안, 운전자를 차량에 탑승시켰다. 운전자는 사고 위험이 있거나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운전에 개입한다. 지금은 아니지만 앞으로는 운전자가 필요없는 택시가 도로를 누빌 것이다. 무인자율차 등장은 택시 운전사에게 끔찍한 일이다. 일자리를 빼앗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4일에는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본사가 있는 시애틀에 무인 편의점을 열었다. 이 점포에는 계산 직원이 없다. 고객이 매장에 들어가 원하는 제품을 들고 나오면 자동으로 결제한다. 아마존 점포를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역시 일자리 때문이다. 미국에서 계산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은 340만명에 이른다. 무인 점포 확대는 이들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다.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인간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은 계속 늘 것이다. 예전에는 단순 반복 작업인 공장자동화 분야에서만 기계가 사람을 대체했지만 점차 복잡하고 지능이 필요한 일자리도 AI와 로봇에 내주고 있다. 이런 흐름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아직 우리는 사회·정책 측면에서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할 준비가 덜 된 듯하다. 단순히 “시대 변화에 따라 새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낙관한다.
AI나 로봇이 처리할 수 있는 일은 단순 노동에 머무르지 않는다. 재무회계, 법률, 의료 등 전문 분야에서도 AI의 역할이 커지면서 관련 인력은 설자리가 좁아질 것이다. 일자리를 빼앗긴 사람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 일자리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재교육이나 사회 안전망이 필요하다. AI와 로봇 개발에 집중하는 것 못지않게 부작용 예견과 대책 마련도 중요하다.
국제부=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