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20대 국회에서 개헌 이루지 못하면, 개헌 시기 영원히 오지 않을지도”
20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새누리당 개헌 모임에 참석해 “이번 20대 국회에서 개헌을 이루지 못하면 개헌할 시기가 영원히 오지 않을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의 ‘국가변혁을 위한 개헌추진회의’에 초청돼 ‘제왕적 대통령제’를 끝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개헌 추진을 강조했다.
이어 “지금의 헌법 체제에서는 대통령이 되면 5년 동안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며 “제왕적 대통령제가 운영되다 보니 대통령으로만 당선되면 경제세력과 비선조직을 찾게 돼 있다”고 지적하며 제왕적 대통령제를 타파할 개헌을 주장했다.
또한 “이런 상황에서 국가운영의 전반적인 결정을 하는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참모들의 입장에서도 저항하는 게 쉽지 않다”며 “체제 자체가 변혁되지 않고서는 이런 상황을 피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새누리당을 향해 “새누리당이 아무리 보수라고 하지만, 보수라고 해서 변화를 수용하지 않고 무조건 ‘안 하는 것이 보수’라는 식은 아니라는 것을 깊이 깨달았으면 좋겠다”며 “여당 입장에서 개헌을 강하게 주장하면 반대쪽에서는 상당히 이상한 눈으로 보는 경향이 잇기도 하니, 이런 점을 잘 살펴서 개헌 논의를 합리적이고 심도 있게 해 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회의에 참석한 새누리당 강효상 의원은 김 전 비대위원장에게 “개인적으로 대통령 직선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 손으로 뽑은 대통령은 모두 실패했다”며 “대통령은 국가의 상징적 존재로 기능해야 하는데 직선제로 대통령을 뽑는 선거 기간 동안 상호 비방으로 상처를 많이 받은 대통령이 과연 국가의 상징으로 역할을 잘할 수 있겠는가”라고 언급하며 대통령 직선제의 단점을 시사했다.
안효대 전 새누리당 의원이 구체적인 개헌 시점을 묻자 이에 김 전 비대위원장은 “만약 개헌이 시간이 촉박해서 안 된다는 입장을 대선후보들이 가지고 있다면, 선거 후까지 미룰 수 있다”며 “대통령 후보가 된 사람들이 대선 공약으로 개헌을 약속하고 선거가 끝나고 할 수도 있지만, 지금부터 개헌 논의를 시작해야 하고 결국은 21대 국회에서 개헌 내용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무엇보다 개헌은 단순히 정치인들이 권력이나 나눠 먹으려는 자세는 옳지 않을 것”이라며 올바른 개헌 방향을 추구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이날 회의는 이주영 의원이 사회자로 나섰으며 정진석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새누리당 전‧현직 의원들이 김 전 비대위원장을 초청해 진행됐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