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인터뷰┃하지원➁] 하지원이 꿈꾸는 미래…‘관객을 마음을 움직이는 배우’

글 : 이예은 기자 / 디자인: 정소정
글 : 이예은 기자 / 디자인: 정소정

[엔터온뉴스 이예은 기자] “어렸을 때는 캐릭터에 맞춘 작품을 더 많이 했었어요. 하지만 배우가 항상 그렇게 할 수만은 없잖아요. 더 심도 있는 연기들은 조금 더 나이가 들었을 때 보여줄 수 있을 거 같아요. 할머니 될 때까지 연기 할 거거든요.”

어느새 데뷔 20년 차로 접어든 하지원은 연기를 향한 진심 어린 갈증이 있었다. ‘길라임’처럼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는 역할이 아니더라도, 진심으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그런 인물을 원하고 있었다. 다음 작품에서 어떤 감독과, 어떤 배우들과 호흡하고 싶은 지에 대한 답변이 나올 수 없는 것도 이런 이유였다.



“신기하게 지금은 그런 게 없어요. 예전에는 다음 작품 ‘어떤 것’이 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 지금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깊게 한 번 하고 싶어요. 진정성 있고 진솔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인물들을 연기하고 싶은 거죠. 신인감독님도 좋고, 실험적인 것도 좋아요. 영화의 규모도 문제 될 거 없어요. 오히려 저는 그런 것들에 갈증을 느끼는 것 같아요.”

드라마에서는 ‘흥행보증수표’로 불리는 하지원이지만, 유독 스크린 속으로 들어오면 그 힘이 약해진다. 천만 관객을 돌파했던 재난 영화 ‘해운대’를 제외하곤 ‘코리아’ ‘7광구’ ‘조선미녀삼총사’ 등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원 역시 배우로써의 아쉬움과 책임감이 있을 법하다.

사진=김현우 기자
사진=김현우 기자

“저도 그 부분에는 갈증이 있어요. 지금 그렇다고 해서 예전 선택들을 후회하지는 않아요. 어찌되었든 간에 이미 찍었던 작품이니까 그러려니 받아들이려고 해요. 후회는 비겁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자존심의 문제일 수도 있어요. 남 탓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일단 최선을 다하면 후회도 적을 거고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거예요. 항상 100% 흥행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제가 흥행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그저 겸허하게 받아들여요.”

하지원은 5년 전, 소속사를 나와 1인 기획사(해와달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연기만 하던 배우가 다른 일에 손을 뻗어가며 능동적으로 만들어가는 그 과정들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하지원은 현재 삶에 행복해하며 진짜 자유가 뭔 지 알아가고 있었다.

“혼자 회사를 차린 지 5년이 됐네요. 작지만 아기자기하면서 재미있어요. 촬영이 없을 때는 월요일마다 회의도 해요. 경영을 해주시는 대표님은 따로 있어요. 매니저 분들은 열심히 밖에서 뛰어 주시고, 신인들도 몇 분 있어서 아기자기하게 하고 있어요. 몰랐는데, 뒤돌아보니까 그새 5년째가 되어가고 있더라고요. 장점을 꼽자면, 함께 일하시는 분들이 제 스타일을 아시니까 꼼꼼하게 하나하나 많이 잘 챙겨주세요. 또, 누군가가 시켜서 하는 일들이 아니라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다 보니까 일이 많아도 즐거워요.”

사진=김현우 기자
사진=김현우 기자

6년 전, 대한민국은 김주원·길라임 커플로 들썩였다. SBS에서 방영했던 ‘시크릿가든’ 대단한 인기를 끌면서 ‘시가 신드롬’을 만들어냈기 때문. 여전히 김은숙 작가의 전설적 작품으로 꼽히긴 하지만 올해, 길라임이 다시 한 번 가장 ‘핫’한 키워드가 됐다. 국정농단 파문이 일어나면서 대통령이 가명으로 사용했던 이름이 하지원의 ‘길라임’으로 밝혀졌다. 운명의 장난처럼 이 사실이 알려지고 며칠 뒤에 ‘목숨 건 연애’ 제작 보고회를 통해 하지원은 공식 석상에 나서게 됐다. 국가와 관련된 중대한 사안인 만큼, 취재진은 물론이며 국민들의 시선까지 한데 모아졌다. 이에 하지원은 ‘한제인은 쓰지 마세요.’라고 말하며 센스 있게 맞받아쳤다.

“새삼 길라임이 인기가 많았구나 싶었어요. 요즘 다시 외국에서도 재방송도 한다고 들었어요. 어린 친구들은 ‘시크릿가든’을 모르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많이들 알게 됐대요. 제 조카도 되게 어린 나이인데, 길라임이라는 이름은 또 알더라고요. 그 당시 제가 큰 사랑을 받았구나 하면서 느껴요. 원래 정치적 발언을 하는 편은 아니지만, 촛불집회를 보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희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대단한 국민성이에요.”

하지원은 중학생 시절, 고두심의 연기를 보며 배우 꿈을 키워왔다. 배우가 된 그녀는 대중들이 비로소 자신의 연기를 보고 울고, 웃으며 마음이 움직일 때 연기의 가치를 느낀다고 말한다.

“많은 분들이 힘을 내기 위해서 희망을 가지고 살잖아요. 그런 희망을 계속 잃지 않으시면 좋겠어요. 요즘 많은 분들이 힘드실 것 같은데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시면 좋겠어요. 그래야 내년 2017년에도 희망차지 않을까요.”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예은 기자 9009055@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