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자비에 돌란 감독의 신작 ‘단지 세상의 끝’이 프랑스의 장 뤽 라갸르스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알려진 가운데, 자비에 돌란 감독이 원작에서 가장 중요시한 부분을 밝혔다.
원작인 ‘단지 세상의 끝’은 프랑스의 극작가 겸 연출가인 장 뤽 라갸르스의 실험적인 희곡으로, 지문이 없는 운문체의 독백과 대화로 이루어진 독특한 작품이다. 장 뤽 라갸르스는 다른 작가들과는 달리 말하는 순간의 머뭇거림과 문법적 실수, 반복되는 단어나 끊임없이 고쳐 말하는 방식 등을 삭제하지 않고 그대로 표현해 인물들의 불안감과 두려움을 드러낸다.
자비에 돌란은 앞서 ‘아이 킬드 마이 마더’를 찍고 난 후 엄마 역을 맡았던 안느 도발로부터 원작 희곡의 대본을 받았다며 “장 뤽 라갸르스 작품의 의미와 의도는 모두 언어를 구사하는 어법, 표현 방식에 녹아있기 때문에 그의 문체와 정체성을 포기하고 영화로 만드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각자의 가족으로 대변되는 부분적인 분위기를 본다면 이 이야기는 본질적으로 평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발화(發話)된 것과 발화되지 않은 것,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문체에서 강렬함을 지니고 있다. 나는 단지 상징적인 면에서뿐만 아니라 텍스트의 주요 부분을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장 뤽 라갸르스의 정신을 존중하고 싶었다”고 말하며 원작을 영화화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언어’였다고 설명했다.
‘단지 세상의 끝’은 죽음을 알리기 위해 12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유명 작가 루이를 통해 서로 재회한 가족들이 사랑하면서도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제 69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오는 19일 국내 개봉한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