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리뷰]<51>드롭박스

드롭박스(Dropbox)는 클라우드 기반 파일 저장 서비스업체다. 구글과 애플 등 대기업 서비스를 제외하면 가장 지명도가 높은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뛰어난 기능과 편리한 사용자환경(UI) 디자인, 유·무료로 이원화된 요금 설계, 빠른 동기화 속도와 안정성, 사용자가 또 다른 사용자를 추천하면 양 측에 무료 데이터를 추가 제공하는 마케팅, 외부 개발자나 기업 관련 서비스를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 정책 등으로 시장을 장악했다. 이용자 수는 5억명에 이른다. 기업가치는 100억달러로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비상장기업)을 넘어 `데카콘`(기업가치 100억달러 비상장기업)에 등극했다. 회사 측에서 공식적인 수치를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2015년 드롭박스 매출액은 5억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드류 휴스턴 드롭박스 CEO
드류 휴스턴 드롭박스 CEO

창업자인 드류 휴스턴(Drew Houston)은 USB메모리를 자주 잃어버리는 실수와 기존 인터넷 파일 공유 서비스 불편함 때문에 온라인 스토리지 서비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의 아이디어는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Y콤비네이터의 인정을 받아 멘토링은 물론 투자도 받는다. 대신 Y콤비네이터 요구에 따라 연구개발을 담당할 공동창업자를 물색한다. 결국 이란 난민 가정에서 태어난 MIT 후배 아라시 페르도시(Arash Ferdowsi)가 2007년 6개월 남겨놓은 대학 졸업을 포기하고 실리콘밸리로 달려와 회사 설립에 참여한다. 페르도시는 현재 드롭박스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일하고 있다.

드롭박스는 단순히 파일을 저장하고 내려받는 서비스가 아닌 협업 서비스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파일을 올리고 내려 받거나 이메일을 통해 주고 받는 등의 복잡한 과정을 단순화했다. 다수 사람이 하나의 폴더를 공유하며 컴퓨터, 휴대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기기를 통해 파일을 열어보고 편집할 수 있다.

무료와 유료 서비스를 모두 갖고 있으며 유사한 서비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서비스를 지원한다. 총 12개 클라이언트가 있으며 윈도, 맥OS, 리눅스뿐만 아니라 iOS, 안드로이드, 윈도 모바일, 블랙베리 운용체계(OS) 등도 지원한다.

[컴퍼니 리뷰]<51>드롭박스

특히 동기화 안정성이 매우 높다. iOS, 안드로이드, 윈도, 맥, 리눅스 등 OS 사이에 파일이 오가도 파일이 깨지거나 동기화가 안 되는 일이 없으며 폴더에 그냥 파일을 던져두면 안정성 있게 파일을 동기화한다.

드롭박스는 여러 차례 인수합병제의를 받았다. 많은 실리콘밸리 기업이 드롭박스에 눈독을 들였다. 2009년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휴스턴을 직접 만나 10억달러 규모 인수 제안을 했지만 휴스턴은 거절했다. 드롭박스가 애플의 일부 기능이 되길 원치 않으며 큰 회사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는 이유에서였다. 휴스턴은 드롭박스가 구글·애플·페이스북·세일즈포스닷컴처럼 수많은 파트너를 드롭박스 생태계로 끌어들여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는 순항하고 있으나 타 서비스는 순탄치 않다. 사진 자동업로드에 특화된 캐러셀(Carousel)이라는 사진 관리 서비스와 메일 관리에 특화된 메일박스(Mailbox)는 부진했다. 사용자 확보에 실패하고 독창적인 서비스 모델로 자리잡지 못하면서 메일박스는 2016년 2월, 캐러셀은 같은 해 3월 서비스를 중단했다.

스토리지 업체로서는 치명적인 해킹 사건도 일어났다. 2012년에는 해킹으로 6800만명 사용자 계정정보가 유출되는 등 보안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많은 사용자들이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토리지 서비스로 대거 이탈했다.

2014년 4월에는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면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드롭박스는 해외시장 공략 확대를 위해 국제 인맥과 경험이 풍부한 라이스의 역할을 기대했다. 그러나 영장 없는 도청을 옹호한 라이스를 임명한 것에 드롭박스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등 반발이 컸다.

외신들은 올해 기업공개(IPO)를 할 기업 중 하나로 드롭박스를 꼽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이 회사가 IPO를 한다면 잭팟을 터뜨릴 것으로 예상한다.

[컴퍼니 리뷰]<51>드롭박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