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View┃방송] 결방 전 ‘너의 이름은’, 초심 다진 ‘무한도전’

┃‘무한도전’이 7주 후 돌아온다며 장기 결방에 들어갔다. 시즌제도 아닌 프로그램으로서는 첫 시도다. 7주 후 내놓을 결과물이 궁금하다. ‘국민예능’이라는 타이틀은 그만큼 무겁다. 멤버의 실수가 프로그램 전체의 평가로 이어질 정도로 말이다.┃

출처 : '무한도전' 캡쳐
출처 : '무한도전' 캡쳐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그동안 ‘재정비’ 기간을 요구했던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지난 21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7주 간 결방한다.

2017년 한 달 동안 ‘무한도전’은 ‘정준하 대상 만들기’ 특집과 ‘너의 이름은’ 특집을 진행했다. ‘정준하 대상 만들기’ 특집은 2017년 ‘무한도전’에서 할 프로젝트를 예고한 것이었으며, ‘너의 이름은’은 자신을 모르는 사람들을 찾아가는 내용이었다.

‘무한도전’은 지난해 MBC 연예대상에서 올해의 예능프로그램상 및 대상 등을 수상한 것은 물론, 방송사를 떠나 예능프로그램 브랜드 평가에서 언제나 1위를 놓치지 않는 국민예능이다. 이런 ‘무한도전’과 국민MC 유재석을 모르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란 호기심으로 시작한 것이 ‘너의 이름은’ 특집이다.

11년 전 ‘대한민국 평균 이하’를 주장했던 ‘무한도전’이라면 모를까 현재 최고의 위치에 오른 ‘무한도전’에게는 불가능한 미션에 가까웠다. 어떤 의미가 있기에 ‘무한도전’은 이번 특집을 진행했을까. 유재석은 “옛날엔 나를 아는 사람을 찾아다녔는데, 이젠 나를 모르는 사람을 찾아다니게 됐다”며 달라진 위상을 직접 언급했다. 하지만 유재석을 모르는 사람은 있었다. 가장 빨리 탈락한 하하와 양세형은 “아직 멀었구나. 우리 엄마는 나 인기 많은 줄 알았을 텐데”라며 우스갯소리를 했다.

결국 이번 미션을 통해 유재석을 비롯해 멤버들은 처음 방송을 시작했을 때의 초심을 찾았다. 이렇게 ‘무한도전’이 결방 전에 초심을 찾는 과정을 선보인 것은 의미심장하다.

앞서 김태호 PD는 이번 결방을 ‘대단한 것을 만들어 내려는 것이 아니라 본연의 색깔을 찾아오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한 적 있다. ‘너의 이름은’ 특집은 그의 말대로 초심으로 돌아가는데 적합했던 회차였다. 결론적으로 ‘무한도전’은 현재 최고의 프로그램이 되었지만, 여전히 나아가야 할 곳이 있기 때문에 초심으로 돌아가서 더 열심히 하겠다는 말을 돌려 말한 것이다.

게다가 멤버들은 자신과 닮은꼴과 함께 이 미션을 참여했다. 유재석은 옆동네 대상수상자인 김종민, 광희는 주변사람들이 자신과 헷갈려한다는 예능돌 조권, 양세형은 쌍둥이처럼 닮은 백청강, 하하는 함께 시트콤에 출연했던 최민용, 박명수는 짝꿍 정준하와 함께 했다. 비슷한 존재에 의해 쉽게 대체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자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번 미션은 멤버들을 위축시킨 것이 아니라 올 한 해 나아갈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사실 이번 미션은 실패할수록 오히려 기분이 좋아지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미션 중에 박명수는 “세상에 박명수 모르는 사람이 어딨어”라는 최고의 극찬도 받았다.

이날 ‘무한도전’은 방송 말미에 “7주간 재정비 시간을 갖는다. 다음 주부터 권상우-정준하가 출연하는 ’사십춘기‘가 3주간 방송 된다. 이후 4주간은 ‘무한도전’에서 기존에 사랑받았던 편을 재편집해 내보낸다. 여기엔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 등 재밌는 게 많다”고 전했다. 이어 공식 이들은 SNS에 “‘무한도전’ 레전드 편을 추천해달라. 멤버들이 직접 밝히는 촬영 비하인드와 함께 찾아온다”라는 글을 게재해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중간에 진행되는 아이템이 있다면 다양한 루트를 통해서 보여드리겠다”며 “7주 동안 제작진이 생각할 여유를 갖고 아이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심기일전해서 조금 더 나아지고 재미있는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덧붙였다.

재정비를 위해 잠시 떠난 ‘무한도전’이 해야 할 일도 있다. 가장 크게 다뤄야 할 것은 광희의 하차 문제다. 광희의 군입대가 2월쯤 예정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무한도전’이 결방을 하고 있기 때문에 광희는 제대로 인사를 하지 못하고 떠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앞서 광희가 직접 자신의 복귀 이야기를 꺼낸 적 있지만, ‘무한도전’ 측에서 확답을 해준 적은 없다. 결국 ‘너의 이름은’ 특집이 광희의 마지막 회차가 된 것이 기정사실화 된 것. 다만 결방 중이라도 그의 소집일 현장 또는 마지막 인사를 담은 모습이 짧게나마 전파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무한도전’은 논란 몇 가지를 안고 있다. 지난 17일 박명수는 한 클럽에서 디제잉 도중 해외 유명 DJ인 하드웰의 음원을 불법으로 사용했고, 사과문 역시 사과문답지 않아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주 방송한 ‘무한도전’은 이 논란이 터지기 전에 촬영한 녹화분이기 때문에 박명수가 따로 사과를 할 상황은 마련되지 않았다. ‘무한도전’에서 벌인 일이 아니기에 굳이 ‘무한도전’에서 사과할 필요는 없겠으나 박명수 개인 입장에선 편한 상황이 되었다.

개인의 논란이 아닌 ‘무한도전’의 논란도 가지고 있다. 지난 21일 방송분에서 ‘무한도전’ 촬영 중 차가 역주행 하는 모습이 그려졌고, 일베 회원이 이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했다. 오는 28일 ‘무한도전’이 아닌 ‘사십춘기’가 방송되기 때문에 ‘무한도전’은 따로 방송으로 사과하지 못하고, 따로 공식입장을 냈다. 23일 오전 ‘무한도전’은 “당시 즉흥적으로 장소를 찾아가는 콘셉트였기 때문에 장소에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의 잘못된 판단에 의한 실수로 역주행을 한 것 같다. 그러나 제작진이 현장 상황을 꼼꼼하게 챙기지 못한 불찰이 더 크다고 생각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