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리뷰┃‘재키’] 재클린 케네디의 강인함과 연약함이 뒤엉킨 한 편의 동화

출처 :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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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재키’는 미국 제35대 대통령 케네디 대통령이 죽은 후부터 일주일 동안 벌어진 이야기다. 취재를 나선 기자와 대면한 퍼스트레이디 재키(나탈리 포트만 분)는 그의 시선으로 혼란스러웠던 기간을 회상함과 동시에 케네디를 ‘전설’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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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케네디가 아닌 재키일까. 역대 미국 최연소 대통령이었던 케네디의 이야기는 흥미로운 요소가 많다. 그의 암살에 대한 소문도 많다. 하지만 이 영화는 케네디가 아닌 재클린 케네디, 재키에 주목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케네디가 암살당한 이후를 그리는데, 암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것보다 그 사건으로 인해 재키가 느꼈던 감정들과 그가 수습했던 일련의 과정을 다룬다.

재키의 내면을 파고든 이 영화는 재키의 가장 불안정하고 연약했던 순간부터 가장 기품 있게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간 모습까지 드러낸다. 기자 앞에서 울면서 인터뷰하다가도 정색하면서 “이걸 내보낼 생각은 말라”며 담배를 무는 모습은 나탈리 포트만이 전작 ‘블랙 스완’을 통해 선보였던 광기어린 모습과도 닮아 있어 눈길을 끈다.

케네디는 대통령 직위를 3년도 채우지 못하고 암살됐지만, 현재까지도 ‘전설’로서 존재한다. 영화는 대통령의 아내로서가 아닌 킹메이커였던 재키에 초점을 맞췄다. 보여 지는 것의 중요함을 알고 있던 재키는 ‘사실’이 아닌, 사람들이 ‘믿을 만한 이야기’를 전한다. 남의 생각대로 판단되어지지 않고, 자신이 만든 신화를 국민들에게 심어준 그의 영민함과 집요함이 영화에 드러나 있다. 짧은 재위기간을 빛나는 순간으로 만드는 모습은 재위 당시 재키가 했던, 백악관 복원 사업과도 맞물리며 한 편의 동화로 재탄생된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할리우드의 동화처럼 화려한 효과음과 마무리되는 영화의 엔딩 역시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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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굴곡이 많았던 재키의 삶 전반에 대해 관심 있는 관객들이 선택할 영화다. 그녀의 복잡한 인생사는 여전히 회자되는 이야기니까 말이다. 하지만 ‘재키’는 케네디 대통령이 죽은 후 장례식이 치러지기까지 일주일간의 이야기만 담고 있다. 때문에 재키에 대한 전반적인 사건 사고 이야기에 관심 있는 사람에겐 지루하게 느껴질 지도 모른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