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예은 기자] 2016년 국내 영화계에서 단연 돋보이던 건, 영화의 ‘다양성’이었다. 온갖 장르와 소재가 한계 없이 쏟아져 나오면서, 관객의 시야를 넓히는 데에 큰 공을 세웠다. 올해에는 한국 영화뿐만 아니라 외화도 이 흐름을 위해 적극 가세에 나섰다.
지난 17일, 이십세기폭스는 스페셜 풋티지 상영회를 통해 2017년의 영화 라인업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영화는 총 6편으로, 이중 아직 편집 단계에 머물러 있기에 완성본이 아닌 작품도 있었으나 다양성과 화려함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첫 번째로 선보인 작품은 국내 2월 개봉을 앞둔 ‘더 큐어’. ‘더 큐어’는 제 2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로 평가 받고 있는 배우 데인 드한이 주연을 맡은 영화다. 야심 많은 젊은 기업 간부 록허트가 회사의 CEO를 찾기 위해 스위스 알프스에 위치한 목가적인 고풍스러움과 비밀스러운 기운이 느껴지는 ‘웰니스 센터’를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작품이다. 올해 이십세기폭스가 국내에 선보이는 유일한 스릴러 작품으로, 30분가량 되는 짧은 영상에서도 아찔함과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데에 탁월했다. 특히, 데인 드한의 오묘한 눈빛 연기는 시선을 확실히 사로잡았다.
이어 공개된 영화는 3월에 찾아오는 ‘로건’이었다. ‘로건’은 ‘엑스맨 시리즈’의 중심 히어로인 울버린의 마지막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불사의 능력을 잃어가는 로건이 자신과 닮은 소녀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건 대결을 펼치게 되는 감성 액션 블록버스터다. 세계는 물론, 국내 팬들의 압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히어로물의 완성판이다. 기존에 강하기만 했던 히어로를 넘어서 나약한 순간의 끝자락에 도달한 히어로의 이면을 볼 수 있다. 더불어, ‘엑스맨 시리즈’를 통해 국내에서 ‘맨중맨’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한 할리우드 배우 휴 잭맨의 마지막 울버린 작품이기도 하여, 더욱 뜻 깊을 것으로 보인다.
스릴러와 SF히어로 장르로, 허구의 세계만을 공략한 게 아니다. 상상력으로는 닿지 못할 우리가 살아가는 이 공간과 시대를 표방한 감동 실화까지 선보인다. 그 주인공은 1960년대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 개발 경쟁에서 미국의 승리를 이끌었던 나사 프로젝트의 숨겨진 천재들의 실화를 담은 ‘히든 피겨스’다. 백인 그리고 남성의 힘이 강력했던 그 시절, 인종과 성별을 초월한 서사를 그리며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이 작품은 미셸 오바마의 적극적인 지지와 제 74회 골든글로브에도 노미네이트되어 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혹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소재 ‘외계인’을 다룬 SF영화 ‘에이리언: 커버넌트’도 5월에 관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커버넌트’ 호의 대원들이 미지의 행성을 발견하게 되고, 공포로 가득한 그 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탈출을 그린 작품으로, 매력적인 CG를 선보였다. 평소, 대중이 상상했던 외계인의 모습을 사실감 넘치게 구현해내며 길지 않은 분량에도 몰입감을 높였다. 특히, 세계적인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을 맡아 2012년 개봉한 ‘프로메테우스’의 속편이자 1979년 오리지널 작품인 ‘에이리언’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을 알릴 작품이다.
더불어 2011년, 270만 관객을 동원하며 ‘시저 신드롬’을 일으킨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의 또다른 시리즈 ‘혹성탈출: 종의 전쟁’이 7월 개봉을 계획하며 하반기의 시작을 알린다. 시저가 이끄는 진화한 유인원들과 살아남은 인간들의 생존을 건 마지막 전투를 그리고 있는 이번 작품은 맷 리브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 역으로 독보적인 모션 연기를 펼치는 앤디 서키스가 다시 한 번 시저를 맡아 열연을 펼쳤다.
마지막으로, 이십세기폭스의 대미를 장식할 ‘위대한 쇼맨’은 앞서 공개되었던 영화들과는 완전히 다르다. 12월 개봉을 목표로 한 이 작품은, 화려하고 따뜻하게 연말을 장식해줄 뮤지컬 영화인 것. 서커스 공연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쇼로 탄생시킨 P.T. 바넘의 실화를 그린 뮤지컬 영화로, ‘로건’에서 가상 히어로로 열연한 휴 잭맨이 이번엔 실존 인물로 분했다. 특히, 그는 ‘레미제라블’에서 놀라운 노래 실력을 뽐내기도 했기에 시대극이 아닌 현대극에서는 어떠한 색다른 연기를 펼칠 지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그와 함께 잭 에프론, 레베카 퍼거슨, 미셸 윌리엄스 등이 극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관객들의 사랑을 오랫동안 이어 받고 있는 ‘시카고’, ‘드림걸즈’의 제작진이 연출한 만큼 뮤지컬 영화의 변함없는 흥행 계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공감과 감성 노린 실화부터 상상력 자극하는 파격 소재를 영화화시키기까지, 올해 이십세기폭스의 라인업은 여러 색을 띄고 있다. 다양한 인간의 군상만큼 관객들의 취향은 모두 같을 수 없고, 각각의 선호하는 장르와 정도도 당연히 다르다. 대작들의 힘에만 기대지 않고, 선택의 폭을 고려해 편향되지 않은 장르의 다양성을 선보인 이십세기폭스에 관객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예은 기자 9009055@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