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수출이 4년 만에 두자릿수 늘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반도체를 필두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정보통신기술(ICT) 주력 품목이 수출 상승을 이끌었다. 수출 증가세도 3개월 연속 이어져 2년 가까이 부진했던 우리 수출이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또 반도체 호황이 상반기까지는 계속될 전망이어서 연간 수출 목표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도 커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 보다 11.2% 늘어난 403억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우리나라 월간 수출이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2013년 1월 이후 4년 만이다. 또 작년 11월 이후 3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가 이어졌다. 이는 2014년 4월 이후 33개월 만이다.
지난달은 작년보다 조업일수가 하루 줄었지만 당초 예상치를 훌쩍 뛰어 넘는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실적이 두드러졌다. 1월 반도체 수출은 64억12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1.6%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채희봉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반도체 수출은 스마트폰 탑재량이 많아지고 메모리 단가 상승에 힘입어 4개월 연속 늘어나며 월간 사상 최대 수출 기록을 올렸다”며 “반도체 단가 강세와 호황이 상반기 중에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연간 수출 실적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전체 수출 16%를 차지한 반도체는 우리나라 수출 추이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품목이다. 최근 3개월 간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11.6%, 22.4%, 41.6%를 기록하며 수출 증가세와 동조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평판디스플레이 수출도 OLED 수요 지속 증가와 LCD 패널 가격 상승에 힘입어 2013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20.8%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석유화학 제품도 단가 상승과 생산능력 확대에 힘입어 2014년 12월 이후 가장 많은 35억달러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베트남, 동아시아국가연합(ASEAN),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독립국가연합(CIS), 인도 등 대부분 지역에서 수출 증가세가 이어졌다. 국가별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수출도 3년 5개월만에 두자릿수 증가율(13.5%)을 기록했다.
수출 회복세가 두드러지면서 연간 수출 목표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정부는 당초 올해 수출 목표를 작년보다 2.9% 증가한 5100억달러로 제시했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지난 31일 “(수출 목표치를 상향 조정할 지는) 흐름을 봐야 한다”면서도 “세계 경제와 교역이 좋아지는 긍정적 요인이 있긴 하지만 보호무역주의가 가시화하는 등 부정적인 요인도 상존하고 있어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수입은 371억달러로 무역수지는 32억달러 흑자를 기록해 60개월 연속 흑자 행진이 이어졌다.
<월별 전체 수출 및 반도체 수출 추이 (단위:억달러, %)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