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 지난해 실적이 개선됐지만, 무선사업 정체가 본격화하며 올해 성장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차별화된 서비스로 유무선 통신 우량가입자를 늘리고, IPTV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신기술과 사업을 수익화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투자하는 일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해 이동통신사 3사 매출 합계는 51조2865억원으로 전년 50조2131억원에 비해 1조원(2.1%) 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총 3조7222억원으로 지난해 3조6332억원 보다 2.4% 증가했다.
SK텔레콤은 11번가 등 계열사 투자로 인해 영업이익이 10.1%하락했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영업이익 1조4400억원과 7465억원으로 2012년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이통사가 이같은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이통사 주력사업인 롱텀에벌루션(LTE) 가입자수가 전체 무선 가입자의 80%에 다다르며 포화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통3사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3만5488원으로 전년에 비해 581원 줄었다. 20% 요금할인과 저가요금 위주 세컨드기기 가입자가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이통사는 무선시장에서 기존 가입자를 `우량화`하는 일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가입자 포화로 과거와 같은 점유율 경쟁은 어려워졌다. 대신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해 고가 가입자를 유치하고, 연령·계층별 맞춤형 데이터 혜택을 제공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경쟁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요금제와 프로모션이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 시장은 IPTV를 중심으로 3사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3사 모두 IPTV 매출이 7% 이상 증가하는 등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1인미디어(MCN), 해외 사업자 제휴 등 콘텐츠 경쟁과 기가인터넷 확대 등 서비스·인프라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특히,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은 정부규제 불확실성만 제거된다면 시장구도를 역전하기 위한 인수합병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IoT, AI 분야는 지난해 상용화 성과를 올해 실질적 수익화로 이어가는 일이 과제다.
KT와 LG유플러스는 4월부터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 서비스를 상용화하며 IoT 서비스를 산업영역으로 확장한다. SK텔레콤도 지난해 구축한 로라(LoRa)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올해 제휴사 확보전에 나서며 스마트카, 스마트에너지 등 분야에서 상용 서비스 경쟁이 예고된다. 인공지능(AI), 5세대(5G) 분야는 기반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통사는 설비투자(CAPEX)를 신사업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지만, 전체 규모는 줄어들었다. 올해 이통사 설비투자 목표는 KT 2조5000억원, SK텔레콤 2조원, LG유플러스 1조3500억원 등 5조8500억원으로, 예년에 비해 1500억원 감소했다. 역대 집행율을 고려할 때 실제 집행 금액은 5조5000억원대에 머물며, 후방산업 위축 우려가 제기된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케팅비 감소 등 효과로 상반기까지는 시장안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후는 장담하기 어렵다”며 “미디어 시장 인수합병과 스마트카와 에너지 등 IoT 분야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 이통사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