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향한 삼성 바이오, 대대적 R&D 역량 강화 착수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옥 전경(자료: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옥 전경(자료: 삼성바이오에피스)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연구개발(R&D) 역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 연말까지 200여명을 충원하고 송도 본사를 R&D 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대규모 조직 이동을 추진한다. 하반기에는 R&D 앵커 역할을 할 센터까지 착공하면서 바이오산업 `일류화`를 위해 시동을 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다음 달 전 직원 절반에 해당하는 300여명을 수원 전자소재연구단지 내 사무실로 이동시킨다. 이동 대상은 지원조직 대부분이며 송도 본사는 R&D 인력만 남는다.

2013년 문을 연 전자소재연구단지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2단지에 위치한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SDI, 제일모직, 삼성정밀화학 등 연구 인력이 근무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단지 내 2개 동 일부 층을 빌려 지원조직 300여 명을 상주시킨다.

대규모 인원 이동은 사무 공간 확보와 R&D 거점화 때문이다. 송도 본사에 근무하는 인력은 2012년 100여명에 불과했지만 5년 만에 600여명으로 늘었다. 인원이 급격하게 늘면서 사무 공간이 부족해 신사옥 건립까지 검토했다. 작년 지원조직 이전으로 최종 결정됐다.

송도에는 R&D 인력만 남게 되면서 거점화에 속도를 낸다. 우선 R&D 인력을 중심으로 올해 200명을 추가로 뽑는다. 지난달 이미 10여명을 충원했다. 매달 인원을 보강해 R&D 역량을 확보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인력 수요 급증은 물론 사무공간 확보도 필요하다”면서 “올해 200명에 이어 내년에도 추가로 대규모 인력을 뽑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R&D센터 착공도 예정됐다. 송도 본사 근처에 들어서는 센터는 4만7999제곱미터에 지하1층, 지상12층 규모가 유력하다. 200억원 넘게 들여 부지를 매입했다. 바이오산업 일류화를 외치는 삼성 바이오 사업의 브레인 역할을 맡긴다. 추후 본사 이전까지 검토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진이 바이오 의약품을 연구하고 있다.(자료: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진이 바이오 의약품을 연구하고 있다.(자료: 삼성바이오에피스)

외연 확대는 작년 출발을 알린 세계시장 진출에 기인한다. 작년 1월 자가면역질환 치료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가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첫 시판허가를 획득했다. 1년 만에 유럽에서만 약1170억원 매출을 거뒀다. 또 다른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플릭사비`도 작년 5월 유럽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올해 본격적 매출을 기대한다. 이를 발판으로 작년 회사 손실은 전년대비 600억원이나 줄였다.

올해는 세계 최대 시장 미국 진출이 유력하다. 상반기 내 플릭사비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 허가가 예상된다. 글로벌 제약사 MSD가 유통을 맡는다. 당뇨병 치료 바이오시밀러 `루수두나`도 상반기 유럽 판매를 앞뒀다. 약 5조원대 미국 시장 진출 원년인 동시에 유럽시장 점유율 강화를 위해 대대적 조직 정비는 필수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유럽에 이어 미국까지 진출을 앞두면서 제품 라인업 확대를 위해서 R&D 역량 확보가 필수”라며 “지속적 투자로 삼성 바이오를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