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헬스케어 고속도로`를 만들자

정용철 SW콘텐츠부 기자
정용철 SW콘텐츠부 기자

지난해 경기도 광주시와 강원도 원주시를 잇는 `제2영동고속도로(광주원주고속도로)`가 개통했다. 서울에서 원주시까지 1시간 생활권이다. 일주일에 수차례 이 길을 오가면서 느끼는 점이 있다. 이 도로를 `헬스케어 하이웨이`로 만들면 어떨까.

원주시에는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를 포함해 140여개 의료기기 기업이 모여 있다. 이른바 우리나라 의료기기 산업을 책임지는 도시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좋지 않다. 기업 대다수가 영세한 데다 하드웨어(HW) 중심의 단순 의료기기 생산에 머물렀다. 그만큼 성장에 한계가 있다. 실제 원주 지역 의료기업의 약 70%가 연매출 10억원 미만이다.

헬스케어 산업은 예방과 개인 맞춤형 치료에 초점을 맞춘 `정밀의학`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핵심에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디지털 헬스케어가 있다. 그럼에도 원주는 ICT 기반 인프라, 기업이 전무하다.

서쪽으로 눈을 돌려 보자. 1시간 거리에 우리나라 ICT 메카인 판교가 있다. 판교테크노밸리는 정보기술(IT) 기업이 주축이 돼 1000개가 넘는 벤처가 자리한다. 이들이 지닌 ICT 역량이 원주 의료기기 기업에 스며든다면 디지털 헬스케어로의 진화도 용이하다.

판교 IT 기업 입장에서도 도전해 볼 만하다. 이제 IT 산업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타 산업과의 융합이 절실하다. 의료기기를 포함한 헬스케어 산업은 미래 유망 영역이다. 의료라는 전문성, 병원이라는 존재 때문에 진입이 어려웠을 뿐이다.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는 융합이다. 이 관점에서 본다면 헬스케어와 ICT의 융합은 필수다. 의료영역 진입, IT 융합이라는 두 개체의 이해관계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분야별 요구 사항과 융합 기술을 선정, 지역 간 커뮤니케이션을 도모해야 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앞다퉈 클러스터 조성에만 관심을 둘 게 아니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융합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접근성까지 강화되면서 판교와 원주테크노밸리 협업은 좋은 기회다. 두 지역 간 협업이 활발해진다면 제2영동고속도로는 충분히 `헬스케어 하이웨이`로 주목받을 수 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