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TV 등 가전제품 베트남 수출 규제 대폭 완화…우리나라가 TBT 개선 주도

TV, 에어컨, 냉장고 등 16개 전자제품에 대한 베트남 인증 규제가 이달 10일부터 대폭 완화된다. 사진은 베트남 현지의 삼성전자 TV 광고판.
TV, 에어컨, 냉장고 등 16개 전자제품에 대한 베트남 인증 규제가 이달 10일부터 대폭 완화된다. 사진은 베트남 현지의 삼성전자 TV 광고판.

에어컨,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베트남에 수출할 때 받는 인증 규제가 대폭 완화됐다. 우리나라가 무역기술장벽(TBT) 문제를 제기하고 완화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베트남이 2013년부터 16개 전기전자제품에 적용해 온 에너지 효율 인증 규제를 이달 10일부터 대폭 완화한다고 7일 밝혔다.

규제 완화는 베트남 시험기관에게 받던 강제 인증이 자기적합성선언 제도로 전환되고, 우리나라에서 발급받은 국가공인(KOLAS) 성적서도 인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6개월마다 받는 인증서 갱신도 없어진다.

이에 따라 기존에 10주가 소요되던 인증기간이 2주로 단축되고, 시험인증 비용도 건당 200만원으로 기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제품별로 최대 400만원 가까이 드는 인증서 갱신 비용이 아예 없어져 수출기업 비용 절감 효과도 클 전망이다.

정석진 국표원 기술규제정책과장은 “이번 규제 완화는 우리나라가 지난해 8월부터 다각적으로 대응해 온 결과”라며 “대기업은 물론 전기밥솥, 형광등, 선풍기 등을 생산하는 중소 수출기업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9월 베트남에 제도 완화를 요구하는 공식 서한을 발송하고, 10월에는 현지 규제 당국을 직접 방문해 협의를 진행했다. 또 11월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세계무역기구(WTO) TBT총회에서 베트남 대표단을 별도로 만나 양자 협상을 개최했다. 이 같은 노력이 이번 규제 완화로 이어졌다.

규제 완화 대상 품목은 에어컨, 냉장고, TV, 세탁기, 전기밥솥, 형광등, 선풍기, 프린터, 복사기, 모니터, 3상 변압기, 3상 전동기 등이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이들 제품을 베트남에 수출한 금액은 2억7400만달러에 달한다.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