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새로운 프리미엄 TV 브랜드 `QLED`를 놓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디스플레이 학계에서는 대체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구조에 유기 소재 대신 퀀텀닷(QD) 소재를 집어넣어 자발광하는 디스플레이를 QLED로 부른다. 하지만 삼성전자 QLED TV는 OLED가 아닌 액정표시장치(LCD)를 사용했다. 학계 일각에서는 실제 QLED가 아닌데 제품 브랜드로 사용하면서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에 삼성전자는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에서 QLED 용어가 아직 제대로 정의되지 않아 브랜드로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디스플레이 분야 저명한 전문가로 꼽히는 켄 베르너(Kenneth Werner)는 최근 디스플레이 데일리에 기고한 글에서 삼성전자 QLED 브랜드를 정면 비판했다. 켄 베르너는 디스플레이 컨설팅 기업 넛메그 컨설턴트(Nutmeg Consultants) 대표다. 30여년간 디스플레이 업계에 종사했다.
켄 베르너는 “삼성전자가 소개한 QLED TV는 기술 커뮤니티가 인지하는 QLED와 다르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삼성전자 마케팅 부대(marketing army)가 `사과는 오렌지`라고 부르기로 결정했다면 그것은 오렌지가 된다”고 비꼬았다. 또 “이것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학계에도 삼성전자가 퀀텀닷(QD)-LCD TV에 QLED를 브랜드로 사용한 것은 적절치 못한 마케팅이라는 지적이 일부 나오고 있다. LCD TV에 퀀텀닷 필름을 사용해도 LCD 고유의 특성 때문에 한계가 있는데 마치 OLED를 뛰어넘는 차세대 기술인 QLED를 상용화한 것처럼 오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반론도 만만치 않다. QD-LCD TV에 QLED 브랜드를 사용하는 게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IEC에서 QLED 용어 정의를 표준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IEC는 아직 퀀텀닷과 QLED 용어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않았다. OLED는 IEC 내 디스플레이 기술위원회(TC110)에서 2003년 12월 국제 표준 용어로 확정됐다.
김문수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일부 리뷰나 학계에서 QLED를 자체 발광 소자라고 말하지만 정확하게 QLED에 대한 산업 정의가 없다”며 “디스플레이 인사이트는 자발광 등 모든 것을 포함하는 퀀텀닷 소재의 디스플레이 기술이라고 정의하기 했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전자도 이런 측면에서 모든 퀀텀닷 기반 디스플레이를 일컬어 QLED라고 명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QLED는 삼성전자 브랜드가 아닌 하나의 카테고리며 QLED를 브랜드로 소유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가 2009년 LED TV를 출시한 뒤 하나의 카테고리가 된 것처럼 QLED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만들고 싶다”고 설명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
배옥진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