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QLED TV, LED TV 마케팅과 유사한 전략"

중국 TCL은 지난 3월 29일 중국 베이징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프리미엄 퀀텀닷 TV를 비롯한 올해 신제품을 공개했다. 퀀텀닷 TV 'XESS X3'가 전시된 모습. (사진=TCL)
중국 TCL은 지난 3월 29일 중국 베이징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프리미엄 퀀텀닷 TV를 비롯한 올해 신제품을 공개했다. 퀀텀닷 TV 'XESS X3'가 전시된 모습. (사진=TCL)

액정표시장치(LCD)에 퀀텀닷성능향상필름(QDEF)을 탑재한 QD-LCD는 TV 제조사가 가장 쉽고 빠르게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중국 TV 제조사들이 나노코·나노시스 등 퀀텀닷 재료 기업, 3M 등 QDEF 기업과 손잡고 퀀텀닷 TV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자체 퀀텀닷 재료 기술을 갖추고 독점 사용하는 만큼 재료 성능을 꾸준히 높이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삼성전자 QLED TV는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OLED TV 견제가 목표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OLED TV가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의 북미 시장에서 OLED TV 점유율은 2015년 10.7%에서 2016년 34.7%로 급격히 성장했다.

OLED TV 시장을 주도하는 LG전자는 “OLED는 차원이 다른 기술이어서 LCD와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편광판에 광 흡수 재료를 혼합해 색 재현 성능을 끌어올린 '나노셀' 기술을 적용한 2017년형 '슈퍼 울트라HD TV'를 출시, 삼성 QLED TV와 직접 경쟁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LCD TV 구조. LG전자는 편광판에 광 흡수재료를 혼합한 새로운 기능의 편광판을 적용하는 '나노셀' 기술을 프리미엄 LCD TV에 적용했다. (자료=LG전자)
LCD TV 구조. LG전자는 편광판에 광 흡수재료를 혼합한 새로운 기능의 편광판을 적용하는 '나노셀' 기술을 프리미엄 LCD TV에 적용했다. (자료=LG전자)

삼성전자는 'QLED TV'가 브랜드가 아닌 '제품 카테고리'라고 설명했다.

과거 삼성전자는 LCD TV 광원을 냉음극형광램프(CCFL)에서 발광다이오드(LED)로 바꾸고 'LED TV'라고 이름 붙여 큰 성공을 거뒀다. LED TV는 동일한 액정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되 백라이트유닛에 LED를 적용, 전체 성능을 끌어올렸다. 이와 마찬가지로 퀀텀닷을 사용한 LCD TV 제품 카테고리를 'QLED TV'로 분류한 것이다.

업계 전문가는 “삼성전자가 LED TV를 마케팅 용어로 활용해 크게 성공했지만 액정 디스플레이를 채택했기 때문에 LCD TV인 것은 동일하다”면서 “당시 일반 소비자는 LCD TV와 LED TV의 차이를 잘 몰라 혼선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이번에 선보인 QLED TV도 과거 LED TV 마케팅과 같은 시도로 보인다”면서 “퀀텀닷 기술 인지도를 높이려는 노력은 좋지만 아직 상용화가 먼 QLED 기술이 마치 상용화된 것처럼 오해할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