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민
국내 화장품 A사에 새로 임명된 신임 최고경영자(CEO). 취임하자마자 회사 주가가 떨어지는 낭패를 겪게 된다. 냉철하게 구조조정을 잘한다는 CEO의 이미지와 고급스러운 화장품은 전혀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만큼 CEO의 이미지가 회사를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떻게 해야 회사에 도움이 되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을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사람들은 간혹 좋아하는 브랜드라는 이유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제품을 구입한다. 또는 어떤 브랜드를 보고 특정한 이미지를 떠올리기도 한다. 그런데 사람에게도 이런 브랜드가 있다. 스티브 잡스를 혁신 아이콘이라고 부르고 김연아를 피겨 여왕이라고 부르듯 자신만의 확고한 수식어와 이미지를 바로 `퍼스널 브랜드`라고 부른다.
CEO는 좋은 퍼스널 브랜드를 가지는 것이 누구보다 중요하다. CEO 브랜드가 곧 기업 이미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벤처 투자가들은 CEO 이름만 보고 투자하거나 소비자 또한 무한한 CEO 신뢰 때문에 상품이나 서비스 약점까지도 덮어 놓고 보는 사례가 있다. 이처럼 CEO 브랜드는 기업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성공을 부르는 퍼스널 브랜드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상품의 장점과 CEO 브랜드를 일치시켜야 한다. 애플 CEO이던 잡스는 `혁신 아이콘`이라는 퍼스널 브랜드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항상 검은색 터틀넥 셔츠와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 파격의 언행을 했다. 애플은 항상 혁신 제품을 출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출시 전부터 소비자 기대를 불러일으키며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킨다. 다른 회사 제품도 혁신 기능과 디자인을 갖추고 있는데 유독 애플 제품을 혁신이라고 여기는 이유는 바로 잡스의 퍼스널 브랜드 때문이다.
사람들은 잡스를 떠올리며 자연스레 혁신을 생각하고, 이런 이미지가 애플 제품에 자연스럽게 씌워지면서 더욱더 혁신이라고 느끼게 된다. 실제로 잡스가 타계한 이후 아이폰 시리즈 기대감은 점점 떨어지기도 했다.
둘째 기업이 지니고 있는 부정 이미지를 상쇄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CEO는 최근 `정보기술(IT) 전문가`나 `억만장자`가 아닌 새로운 수식어가 붙었다. 바로 `세상에서 가장 많은 기부를 하는 사람`과 `행복한 가장`이다. 이는 그가 종종 공식 석상에 가족과 함께 등장해서 단란한 가정의 모습을 보여 주고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해서 해마다 엄청난 돈을 기부한 덕에 얻게 된 수식어다. 사실 MS는 반독점 소송이 끊이지 않아 자칫하면 악덕 기업으로 찍혀서 소비자에게 외면당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게이츠의 착한 퍼스널 브랜드가 이런 나쁜 이미지를 상쇄시키고 있다.
셋째 기업 조직 문화의 장점을 잘 알릴 수 있는 퍼스널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허브 켈러허 전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 CEO는 `가장 재미있는 CEO`라는 퍼스널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그는 공식 석상에 가죽 재킷을 입고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를 타며 등장한 적도 있고, 토끼 탈을 쓰고 직원 앞에 나타나기도 했다. 사우스웨스트 조직 문화 또한 CEO와 마찬가지로 펀(Fun)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처럼 CEO 퍼스널 브랜드와 조직 문화를 일치시키면 직원 채용 때 큰 도움이 된다. 조직 문화는 연봉이나 복리후생에 비해 경험하지 않으면 쉽게 알기 어렵지만 CEO의 행동에 조직 문화가 묻어나면 구직자가 그 회사 문화를 예상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동종 업계에 비해 연봉이 높은 편이 아니지만 활발하게 조직 문화를 드러낸 덕분에 미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뽑혔다.
▲오늘의 아이디어
그저 유명해지기만 하면 좋은 퍼스널 브랜드가 생긴 것일까. 세 가지 유형의 퍼스널 브랜드를 기억하고 그 가운데 어떤 것이 자신과 맞을지 생각해 보라. 누구도 갖지 못한 나만의 브랜드로 성공을 일궈 낼 수 있을 것이다.
정리=임채경 IGM 글로벌 비즈킷 해외사업본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