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총장 강성모)가 미세한 마이크로·나노 구조체를 도장으로 찍듯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수년 내 고집적 나노 반도체 공정에 적용한다.
KAIST는 김희탁 생명화학공학과 교수팀이 열 팽창·수축을 방지해서 더욱 미세한 마이크로·나노 구조체를 만들 수 있도록 한 새로운 `임프린트 리소그래피`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임프린트 리소그래피`는 몰드 안에 패턴화하려는 물질을 채워 나노 구조체를 만드는 개념이다. 전자, 광학, 표면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핵심 기술로 여겨진다. 그동안 반도체 업계는 패턴 왜곡으로 정확한 나노 구조를 만들 수 없었다. 몰드를 채우기 위해 열이나 자외선(UV)을 가해 원료 물질을 팽창시키는 방법을 쓰기 때문이다. 온도가 내려가면 패턴 물질이 재수축, 본래 모양을 잃을 수밖에 없다.
연구팀은 `아조벤젠`을 패턴 물질로 사용, 상온에서도 마이크로·나노 구조체를 찍어 낼 수 있게 했다. 아조벤젠은 빛이 쏘이는 방향으로 액화돼 흐르는 특성이 있다. 빛이 위쪽에서 쏘이면 중력에 반해 수직 방향으로도 3마이크로미터(㎛)까지 솟아오른다.
연구팀은 아조벤젠 위에 투명한 몰드를 얹고 그 위에 빛을 쏘는 방법으로 열의 팽창·수축 없이 미세 구조체를 제작했다. 100나노미터(㎚) 이하 구조체 제작에 성공했다. 각기 다른 스케일을 결합한 복잡한 구조체도 제작했다.
아조벤젠을 섞은 다른 물질로도 나노 구조체를 만들 수 있다. 아조벤젠은 복합 상태에서도 기존의 특성을 유지한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반도체 제작, 광학응용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더 미세한 크기의 나노 구조체 제작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우선 수년 내 50㎚ 크기의 구조체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 확보가 목표다. 이 수준이면 고집적 나노 반도체 공정에 적용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아조벤젠 물질의 수직 방향 이동을 활용, 100㎚ 이하 크기의 나노 구조체 제작에 성공했다”면서 “미세한 구조를 만들기 어려운 임프린트 리소그래피 기술을 한층 진보시켰다”고 설명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