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늘 벗고 나체로 도망가는 도마뱀 화제

게코도마뱀은 포식자를 만나면 꼬리를 떼어내고 도망간다. 그러나 이러한 상식을 깨는 도마뱀이 발견돼 화제다.

학술지 피어제이(PeerJ)는 포식자를 만나면 꼬리를 자르는 대신 비늘을 버리고 나체로 도망하는 새로운 유형의 게코 도마뱀이 마다가스카르섬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 도마뱀의 학명은 게코렙시스 메갈레피스(Geckolepis megalepis)라 지어졌다. 다른 게코도마뱀보다 크기가 크고 물고기 비늘 같은 피부를 갖고 있다.

비늘 벗고 나체로 도망가는 도마뱀 화제

이 도마뱀은 마다가스카르섬 북쪽에 서식한다. 안카라나산 석회암 카르스트 지역에서 주로 발견된다. 특이하게도 이 도마뱀은 다른 도마뱀이 가지지 못한 능력을 갖고 있다. 스스로 비늘을 벗을 수 있다는 것이다.

후앙 디에고 다자 미 샘휴스턴주립대학 교수는 “살아있는 도마뱀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매우 극단적인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 도마뱀은 분리하기에 유리한 큰 비늘을 갖고 있다. 비늘이 클수록 피부와 닿는 표면적이 커 쉽게 비늘을 떼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능력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 도마뱀을 연구하는데 애를 먹었다. 비늘이 있는 상태로 잡기는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도마뱀이 피부 밑 결합조직을 수축시켜 비늘이 해체되도록 하는 제어메커니즘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도마뱀이 어떻게 이런 특성을 갖게 됐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비늘은 단지 각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뼈성분도 갖고 있다. 이 성분은 다시 재생하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래서 도마뱀이 비늘을 한번 떨어뜨리면 많은 에너지를 잃을 수 있다. 또 비늘이 몸의 수분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탈수의 위험도 있다. 전체 외피가 흉터없이 재생되는데는 몇주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자들은 이 게코도마뱀을 연구해 인체 피부 재생 연구 등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