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정부에서도 일자리 창출이 핵심 과제다. 창업·중소기업 지원 기능을 중심에 놓고, 정보통신기술(ICT), 과학 기능과 결합해야 한다.”
김동욱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21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한국IT리더스포럼에서 나눠먹기식 조직개편 대신, 일자리 창출과 국가 ICT 혁신이라는 명확한 과제를 중심으로 조직개편 논의를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대기업 문이 점점 더 좁아지는 상황에서 창업은 청년이 스스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 되고 있다”며 “ICT는 혁신 창업 밑바탕이며, 청년 일자리와 직결되지 않으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 구글, 화웨이 등 벤처로 출발한 기업이 수십만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었던 것도 ICT 창업이 밑바탕이 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창업·중소기업 지원 기능에 ICT를 결합한 `기업정보부`, 창업에 과학 기능을 결합한 `기업과학기술부` 설립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 교수는 정부 운영에 있어 민간이 주도하도록 자율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산업을 다루는 분야는 정책 고객이 정부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있다”면서 “정부는 규제 체계를 혁신하고 새로운 산업이 들어올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ICT 혁신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 정치적으로 민감한 공영방송 등 미디어 기능은 `준정부기구` 형태로 나눌 것을 제안했다.
그는 “정부 조직개편 과정에서 정치세력이 기득권을 유지하려다 보니 방송통신위원회가 원래 계획보다 비대해지는 등 부작용이 있었고, 정책 추진에도 걸림돌이 됐다”며 “공영방송 규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같이 정부 밖으로 내보내 민간 중심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에 대해서는 세계 흐름에 맞춰 민간공기업 형태로 전환을 주문했다.
조기 대통령 선거가 현실화된 가운데, 차기 정부에서 급격한 조직개편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차기 정부는 인수위원회 없이 곧바로 국정을 운영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 조직개편안 국회 통과 등 논의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일단은 이름을 바꾸는 형태로 소폭 개편을 진행한 이후 전면적 개편에는 1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명성을 강화하는 일도 차기 정부 핵심 가치로 제시했다. 김 교수는 “차기 정부는 모든 운영과정을 유리알처럼 들여다 볼 수 있을 정도로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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