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검팀이 3일 오후 기자단과의 오찬에서 그간 수사에 대한 비하인드를 밝혔다.
이날 박영수 특검은 ‘수사가 거칠다는 혹평’을 언급하며 김기춘 전 비서실장 압수수색 당시를 회상했다.
박 특검은 “특검팀이 김기춘 전 실장 집에 압수수색을 갔더니 짐을 다 옮겨놨다. 근처 CCTV를 1주일가량 분석했더니, 인근에 사는 딸과 아들 집을 오간 흔적이 나왔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김기춘 전 실장 아들이 굉장히 몸이 좋지 않다. 고민고민 끝에 압수물을 가지러 갔고, 대신 가족분들이 마음 상하지 않게 예의를 최대한 갖춰 아주머니와 부인에게 ‘김 전 실장 집에서 가져온 것만 주십시오’라고 하라 했다. 절대 마음 상하지 않게 하라고 지시했다”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박 특검은 “이렇게 수사했지만 밤 12시에 들이닥쳤다는 식으로 지적이 나오는걸 보니 비인간적인 수사가 아니었는데 하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한 “나도 인간이고 검사들도 인간이다. 김 전 실장은 5공비리 수사 때 총장으로 모신 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아들 집을 압수수색할 때는 가슴이 아팠다”며 “김 전 실장이 특검팀에 출석한 날 밤 12시쯤 조사를 마친뒤 조사실로 찾아가 인사를 전하며 부인과 아들 병세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희진 기자 (lee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