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나노셀 TV 생산현장을 가다

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연구원들이 나노셀 TV에 적용되는 편광판을 살펴보고 있다.
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연구원들이 나노셀 TV에 적용되는 편광판을 살펴보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에 자리한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면적이 무려 165만5000㎡(51.3만평)에 달하는 이곳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액정표시장치(LCD)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가 만들어진다. 특히 LCD 라인인 P7, P9 등에서는 올해 LG전자가 LCD TV 최고 화질을 노리고 내놓은 '나노셀 TV'용 패널을 생산한다.

17일 방문한 P7 공장에서는 나노셀 디스플레이 생산이 한창이었다. LCD 디스플레이는 유리기판 2장 사이에 빛 투과율을 조절하는 액정을 넣어 완성한다. 유리기판 한 장에는 컬러 필터가 다른 한 장에는 액정을 제어하기 위한 반도체 막을 입힌다. 이 LCD 패널에 편광판과 각종 회로 등을 부착하면 LCD 모듈이 완성된다.

나노셀은 편광판에 직접 적용한다. 편광판에 나노 크기 물질을 덧입힌다. 단순해 보이지만 TV에 적용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5년간 연구개발을 거쳐 기술을 완성했다.

양산성도 뛰어나다. 기존 편광판 대신 나노셀 적용 편광판을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로 공정을 추가하거나 제품 설계를 변경할 필요가 없다. 이론적으로는 현재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든 디스플레이를 나노셀 디스플레이로 생산할 수 있다.

나노셀 TV는 퀀텀닷 필름을 사용하는 것과 비교해 원가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때문에 중국 TV 제조사 스카이워스, 콩카 등으로부터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LG전자가 올해 출시하는 30여 모델 슈퍼 울트라 HDTV 가운데 절반 이상에 나노셀을 적용한다.

나노셀은 LCD 패널 위에 천연 물질에서 추출한 약 1나노미터(㎚) 크기 미세 분자구조 염료를 덧입힌 기술이다. 색 파장을 나노 단위로 정교하게 조정해 보다 많은 색을 정확하게 표현한다. 기존 LCD TV는 빨간색의 고유한 색 파장에 노란색이나 주황색 등 다른 색 파장이 미세하게 섞여 실제와 다른 빨간색으로 표현될 수 있다. 나노셀은 이러한 노란색과 주황색 파장을 흡수해 실제와 가장 가까운 빨간색으로 만들어 준다.

이희영 LG전자 TV상품기획팀 부장은 “나노셀 물질이 혼색된 주황이나 노랑 파장을 흡수해 지워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더 정확한 색 표현이 가능하다”면서 “빛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빛 반사율도 30%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LCD TV에서 색 재현력을 높이는 방식은 기술을 적용하는 위치에 따라 세대를 구분한다.

[르포]나노셀 TV 생산현장을 가다

1세대는 백라이트 유닛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광원 자체를 개선해 순도 높은 색을 낸다. 2세대는 백라이트 유닛과 패널 사이에 광학필름을 추가로 끼워 넣는다. 3세대는 패널을 개선해 색 재현력을 높인다. 나노셀은 패널에 직접 적용하는 3세대 기술이다.

LCD TV는 구조상 시야각에 따른 색 왜곡이 발생하는데 나노셀 TV는 화면을 정면에서 볼 때와 60˚ 옆에서 볼 때 색 재현력과 색 정확도 차이가 없다. 나노셀 기술로 TV 화면에 반사되는 빛의 양도 기존제품 보다 30% 이상 줄였다. 나노셀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도 흡수하기 때문에 거실에 밝은 등이 켜져 있더라도 화면에 비치는 불빛에 방해받지 않고 TV를 시청할 수 있다.

김점재 LG디스플레이 패널개발 담당 상무는 “국내 LCD 산업이 지속 성장과 발전에 나노셀 기술이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