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이후 20년 간 수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산업경쟁력 지수가 세계 16위에서 13위로 세 계단 상승했다. 하지만 미래 성장 잠재력을 판단하는 산업응집력 지수는 하락해 산업생태계 불균형과 파괴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수출 빅데이터를 이용한 한국 산업의 경쟁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기술력이 높은 품목의 집약적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유망성이 높은 상품으로 확장적 성장을 위한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는 경쟁력 있는 수출 품목 수로 계산한 산업 경쟁력이 취약했다. 한국과 미국의 경쟁력 우세 품목 비중은 각각 6.0%와 22.1%로 미국이 커다란 우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고숙련 기술과 중숙련 기술 상품그룹에서 한국에 비해 절대적인 우위를 유지했다.
우리나라 산업경쟁력 지수는 1995년 16위에서 2015년 13위로 상승했다. 기술력이 높은 상품을 얼마나 많이 수출하느냐로 판단하는 산업경쟁력 지수는 현재 국가 경쟁력 수준을 판단하는 지표다. 이 지수에서 중국은 20위에서 일약 3위로 도약해 산업 강대국 면모를 과시했다.
미래 산업 발전 가능성을 나타내는 산업응집력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1995년 21위에서 2015년 25위로 하락했다. 산업응집력 지수는 수출 상품 주위에 다른 경쟁력 있는 상품이 얼마나 밀집돼 있는가를 밀도로 계산한다. 우리나라 산업응집력 지수는 20년 간 약간 하락해 산업경쟁력 지수와는 어긋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이는 중국 등 후발 신흥국 추격으로 산업고도화가 이루어짐과 동시에 탈공업화로 산업생태계 입지가 좁아졌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는 산업생태계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산업생태계는 개별 업종이나 산업 발전과 함께 전체 산업이 균형을 이루면서 시너지 효과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산업 기반 건실화를 위해 키가 큰 나무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나무들이 풍성하게 자라는 생태계를 가꿔야 한다는 것이다.
윤우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산업 생태계 건실화를 위해 국내외에서 창업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역량을 갖춘 인재를 미래 기업가로 양성하는 중장기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기업 역동성 유지를 위해 산업생태계를 파괴하는 좀비기업 퇴출을 촉진하고 신생기업 도전을 장려하는 기업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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