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원 가상현실(VR) 체험 행글라이더가 100m 아래 용암이 흐르는 협곡으로 하강한다. 와이어에 연결된 가상의 행글라이더가 방향을 틀자, 어깨에는 힘이 들어가고 손에는 식은땀이 난다. 힘겹게 용암 지대를 벗어난 행글라이더는 시원한 바람을 타고 날아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했다.

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린 지난달 3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앞 광장에 설치된 '5G 어드벤처' 테마파크는 가상·증강현실(VR·AR)을 체험하려는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5G 어드벤처는 2800㎡ 공간에 파라오의 보물을 찾아가는 시나리오로 다양한 5세대(5G) 응용서비스를 체험하도록 했다. 4D VR, 타임 슬라이스, 인터랙티브 테이블, VR 워크스루(Walk Through) 등 5G 응용 혁신서비스를 갖췄다.
4D VR로 구현한 행글라이더에서 내려 몽키점프라는 가상 번지점프 기기에 도착하자 '타임 슬라이스'가 기다렸다. 여러 대 카메라가 순간을 포착해 정지된 동작을 마치 슬로비디오 카메라로 찍은 듯이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는 기법이다.
최종 목적지인 피라미드에 도착한 관람객은 VR 워크스루 기술을 체험한다. 배낭형 컴퓨터를 매고 가상 공간을 직접 걸어 다니는 동안 시뮬레이터 바닥이 움직이며 광산 탐험차를 타고 모험하는 인디아나 존스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SK텔레콤은 야구 경기장 안에도 1루 관람석에 360 VR 라이브 체험존을 마련했다. 총 18개 테이블에 VR 기기를 한 대씩 배치해 경기장 8곳에 설치된 360 VR 카메라가 보내오는 생중계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했다. 포수 뒤, 1, 3루 응원석, 외야 등 다양한 시점에서 실시간 영상을 즐길 수 있었다.
SK텔레콤은 경기장 내에는 5G 기지국 4대를 설치해 5G 시험망을 구축했다. 시구자가 T5를 타고 그라운드에 등장하자 5G 시험망을 통해 차 안의 고화질 영상이 경기장 내부 전광판으로 전송됐다. 전광판에는 '15.6Gbps' 5G 전송 속도가 표시됐다.
개막전을 관람한 어린이와 가족은 VR 체험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김주혁 군(12세)은 “VR 기기를 쓰고 가상 공간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