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미 인구 70%와 국내총생산(GDP) 76%를 차지하는 '메르코수르(MERCOSUR)'와 우리나라 간 무역협정 체결 작업이 본격화된다. 정부는 올 상반기 협상 개시를 목표로 공청회, 국회 보고 등 국내 절차에 돌입했다.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이 체결되면 자동차와 전자 부품 등을 중심으로 연간 27억달러 수출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Trade Agreement)' 추진을 위한 공청회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베네수엘라 5개국으로 구성된 남미공동시장(Mercado Comun del Sur)이다.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은 베네수엘라를 제외한 4개국과 추진된다. 무역협정은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용어를 기피하는 메르코수르 측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통상적인 FTA와 유사한 개념이다.
메르코수르는 남미지역 인구 70%(2억9000만명)와 GDP 76%(2조7000만달러)를 차지하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다. 메르코수르는 중남미 지역을 제외한 주요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한 사례가 없어 우리나라 기업의 시장 선점과 수출 증대가 기대된다.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타당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무역협정 발효 후 실질 GDP(2015년 기준)는 0.612~0.686% 증가할 전망이다. 수출은 자동차와 부품, 전자 부품, 정보기술(IT) 제품, 기계류 등 제조업 중심으로 약 27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수입관세 인하 효과가 예상된다. 우리나라에서 브라질로 수출하는 주요 품목 수입관세가 높아 관세 인하 시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브라질 10건(철강 3건·전자 1건·화학 2건·섬유 2건), 아르헨티나 4건(전자 1건·화학 3건)에 달하는 우리나라 제품 반덤핑규제 등 수입규제 완화효과도 기대된다.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은 2004년 이후 지속적으로 협상을 모색했지만 역외 국가와 FTA 추진에 소극적인 메르코수르 측 입장으로 진척을 보지 못했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이 참석한 다보스포럼 등을 통해 협상을 개시할 계기를 잡았다.
산업부는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과 다양한 이해관계자 입장을 고려해 국회보고 등 후속조치를 진행하고, 올 상반기 중 1차 협상을 개최한다는 목표다.
<메르코수르 주요 경제지표, * 인구, GDP:IMF 2016 (2017년 2월 기준), *수출, 수입:한국무역협회(2015)>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