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가 반도체 사업 매각을 일시 중단했다. 웨스턴디지털이 반도체 부문 매각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 매각과 관련한 모든 논의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도시바 반도체 사업 제휴 파트너인 웨스턴디지털이 매각 전 독점 협상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부문 매각을 기대했던 도시바는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 경영난에 시달리는 도시바는 필요한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반도체 사업 매각을 물색 중이었다. 도시바는 웨스팅하우스 원자력 사업 실패로 자금난이 시달리고 있다. 이 여파로 도시바는 최근 감사법인 승인 없이 결산을 강행하기도 했다.
스티븐 밀리건 웨스턴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9일 도시바에 웨스턴디지털과 독점 협상을 해야 하고, 입찰 참가자들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매각 거래가 계약 위반소지가 있으며 제시된 매각가격도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인수전에서 유력한 제안사로 꼽히는 브로드컴 제안을 받아들이지 말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바는 계약 위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웨스턴디지털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아미트 다랴나니 RBC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는 “웨스턴디지털이 조인트벤처와 관련한 모든 거래에 승인 또는 불승인 권리를 갖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도시바는 지난달 29일 메모리 사업 부문 예비입찰에 나선 바 있다. SK하이닉스, 대만 훙하이, 웨스턴디지털, 브로드컴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