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넷마블게임즈 상장으로 3조원대 주식 부호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이어 국내 6위 수준이다.
방 의장은 게임 사업 환경이 변하는 트렌드를 정확히 짚어 사업 기회를 잡았다. 강력한 리더십과 과감한 대외 협상력으로 넷마블을 시가총액 13조원대를 바라보는 기업으로 키워 냈다.
방 의장은 PC게임이 주류를 이루던 2000년에 넷마블을 설립한 뒤 테트리스 등 웹보드 게임에 주력했다. 창업 1년 만에 회원 1000만명을 확보했다. 2004년 지분 대부분을 800억원에 CJ그룹에 넘기고 2006년에 건강 악화로 은퇴했다. 방 의장이 떠난 뒤 넷마블은 주력 게임인 '서든어택'의 판권 상실과 연이은 신규 게임 실패로 고전했다.
방 의장은 2011년 구원투수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당시 스마트폰으로의 확산 추세를 보고 모바일 게임 시장에 주목, 넷마블을 모바일게임사로 전환시킨다. 그 이후 '다함께차차차' '모두의마블' '몬스터길들이기' 등을 연이어 성공시킨다. 모두의마블은 2013년 출시 뒤 연간 3000억원 매출을 안기는 효자 게임으로 성장했다. 캐주얼 게임뿐만 아니라 '세븐나이츠' '레이븐' 등 역할수행게임(RPG) 흥행에 성공, 다양한 장르로 사업 범위를 확대했다.
2015년 넥슨과 엔씨소프트 경영권 분쟁 당시 상호 지분 투자로 엔씨소프트 자사주 195만주를 취득한 점도 승부사 기질이 나타나는 대목이다. 전략 제휴로 리니지2의 지식재산권(IP) 활용이 가능해졌다. 결단의 결과물은 지난해 12월 출시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나타났다. 이 게임은 출시 첫 달에만 매출 206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모바일게임 사상 최단 기간 내 최대 매출 기록이다. 1월부터 세 달 연속 '앱애니 글로벌 매출 상위 모바일게임' 순위 2위를 차지했다.
방 의장은 게임 시장 환경이 또 다른 변화 시기에 있다고 판단한다. 이번 상장은 글로벌 게임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승부수다. 상장을 통해 마련한 실탄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규모와 속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수차례 글로벌 게임사로의 도약 의지를 보여 왔다.
방 의장은 1월 “매일 빠르게 재편되는 글로벌 게임 환경을 보면서 위기감을 느낀다. 202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5위 안에 들지 못하면 성장 기회가 없다”면서 “올해는 한국 게임사가 가장 잘하는 RPG로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 성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