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민
세계 정보기술(IT)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는 H사. 이 회사에는 엘리트 출신 직원이 많다. 그러나 딱히 위기감이 없다 보니 직원들은 늘 하던 대로만 일하려고 한다. 회사 미래가 걱정된 최고경영자(CEO)가 틈만 나면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지만 직원들의 태도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 문제, 도대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중국 IT 업체 화웨이의 창업자 런정페이가 바로 이 상황의 주인공이다. 그는 변화가 빠른 IT업계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직원들에게 항상 발전하려는 의지와 실천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회사가 위기 없이 잘나가는 상황에서 직원들은 점점 현실에 안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런정페이는 직원들에게 '혁신 정신'을 심어 주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우선 CEO가 먼저 스스로 성찰하고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직원 앞에서 보였다.
런정페이는 세계적 기업 6곳을 선정, 그들의 체계적 연구개발(R&D) 모델과 경영시스템을 확인하며 화웨이가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했다. 또 전문가에게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 언제든 쉽게 자문하기 위해 회장실 옆방에 자리를 마련, 대학 교수를 모시기도 했다. 런정페이는 전 직원 앞에서 자신이 잘못한 점을 스스럼없이 밝히는 모습도 보였다. 예를 들어 자신의 아이디어로 시작한 사내 창업 캠페인이 불법 거래와 비리를 키우게 했다는 걸 알았을 때는 자신의 잘못을 감추려 하지 않았으며, 전문 기관에 조사를 맡겼다. 전 직원에게 불법 거래 내역을 공개하게 하고, 이런 결과가 나온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했다. 그다음에 외부 인력으로 구성된 감사팀을 만들어 잘못을 바로잡아 나갔다.
둘째로 임원이 솔선수범해서 '자기 성찰'을 하도록 제도를 만들었다.
런정페이는 임원을 뽑을 때 업무상 실수를 해결하고 개선한 사람을 더 높이 평가했다. 실수한 것을 고치는 과정에서 더 크게 성장했을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또 임원 스스로 성찰한 내용을 전 직원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사보에 '반성'이라는 고정란을 만들어 임원이 경영 관리를 하면서 잘못한 점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내용을 담게 했다. 이러한 내용은 부문별 회의에서도 공유하도록 했다. 이런 임원의 솔선수범에 부장, 팀장 등 중간관리자들도 각자의 잘못을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셋째로 전 직원에게 '자기 성찰' 습관이 들게 했다.
이를 위해 '자기반성 지도위원회'를 꾸려서 부서별 직원들이 성찰하는 정기 시간을 보내게 했다. 한번은 연구원 3000여명을 모아 놓고 지도위원회 수장이 각 연구원에게 상장과 함께 멋진 상자를 하나씩 나눠 줬다. 상자를 받아 든 연구원은 상자를 열어 보고 깜짝 놀랐다. 그 안에는 쓸모없는 자재들, 위약금 청구서, 숙소 영수증 등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실패한 사업이나 과소비 결과물을 보여 줘서 연구원에게 스스로 반성하는 시간을 보내게 한 것이다. 이후 연구개발(R&D)센터에서는 연구에 투입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개발 프로세스 전반을 점검하기 시작했고, 낭비가 발생하는 부분을 찾아 끊임없이 개선해 나갔다. 연구원이 주기적으로 업무 성찰 보고서를 작성해서 자기반성 지도위원회의 피드백을 받고, 이를 항상 실천했다. 이 덕분에 화웨이는 업계에서 국제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하이테크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이렇게 조직 전체에 스며든 '자기 성찰' 태도는 화웨이가 20년 만에 세계 2위 IT 기업으로 성장하는 원동력이 됐다. 자본금 2만1000위안(약 350만원)으로 설립된 화웨이는 2015년 상반기 매출 1759억위안(30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런정페이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오늘의 아이디어
위기 의식 없이 현재에 안주하고 있는 직원들 때문에 고민인가. 화웨이의 런정페이가 실천한 세 가지 자기 성찰 방법을 활용해 보라. 스스로 반성하는 문화가 회사에 자연스럽게 뿌리를 내려서 직원 모두가 끊임없이 발전하려고 노력하게 될 것이다.
정리=임채경 IGM 글로벌 비즈킷 해외사업본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