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6일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장비 전격 배치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사드 찬성으로 당론을 바꾼 직후 전격 배치가 이뤄지면서 난처한 입장이지만, 한편으론 사드를 둘러싼 당내외 갈등 확산을 차단하는 효과를 얻었다는 분석이다.
안철수 후보는 절차를 무시한 기습 배치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사드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은 유지했다.
손금주 수석 대변인은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사드 배치는 한미 정부 간 합의에 따라 국내법 절차를 준수하고 일정대로 진행돼야 한다”면서 “환경영향평가 실시도 하기 전에 한밤중 배치라는 점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의 존재 목적은 국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사드배치가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인 만큼 더더욱이나 절차에 따라 의견조율을 거쳐 주민들과 충돌이 없도록 세심하게 살폈어야 했다. 국방부에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 사드 배치 유감 표명은 완전 중단을 요구한 문재인 후보와는 온도차가 뚜렷하다.
사드 배치 찬성을 당론으로 변경한 이후 일주일도 되지 않아 사드가 전격 배치 됐지만, 일단은 당내외 논란을 '과거형'으로 돌리며 정리한 효과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안 후보는 사드 배치에 대해 북핵 위협 가중에 대한 '조건부 찬성' 입장이었지만, 국민의당은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해 후보와 당론이 불일치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국민의당은 23일 의원총회를 갖고 사드 조건부 찬성으로 당론을 바꿨다.
안 후보는 전날 JTBC 대선후보 초청토론회에서 사드 배치 입장을 두고 공격 받았다. 문재인 후보는 “사드 찬성 입장이 보수층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안 후보는 “그동안 상황변화로 가장 큰 것이 북한의 5차 핵실험”이라면서 사드 배치 입장 변경에 대한 이유를 들었다.
주한미군은 26일 0시부터 4시간여 만에 경북 성주에 사드 발사대 2~3기, 사격통제레이더, 교전통제소 등 핵심 장비 대부분을 반입했고 곧 시험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