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북·PC업계가 초경량과 게임 등 특화 요소를 올해 핵심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웠다. 계속되는 노트북PC 시장 침체를 타개하려는 시도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가벼운 노트북과 게임·디자인 특화 데스크톱PC를 잇따라 출시, 일반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 미만의 노트북을 출시, 올해는 24시간 지속되는 배터리를 강조했다. 외부 활동이 많은 노트북 사용자를 위해 이동성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LG전자는 그램 출시 후 시장 점유율을 지속 확대할 뿐 아니라 노트북 시장 자체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도 가벼운 무게와 배터리 지속성을 강조하고 있다.
레노버는 가상현실(VR)을 지원하는 고성능 게임용 노트북을 출시했다. 게임 그래픽 성능이 높아지면서 프리미엄 노트북을 요구하는 소비자를 잡는다. 델도 게임용 PC 에일리언웨어로 자사 PC제품 성장 동력을 삼겠다고 밝혔다. XPS 등 얇고 가벼운 프리미엄 노트북과 게임용 PC를 양축으로 시장을 공략한다. 2월 EMC와 통합한 델은 기존 EMC 고객 네트워크를 PC 시장으로 활용하는 '크로스 셀링'을 확대할 계획이다. 주연테크 등은 기존 디자인과 차별화된 PC를 내세워 집안 인테리어에 신경쓰는 소비자를 관심을 끌고 있다.
노트북PC업계 행보는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PC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이다. 가트너에 따르면, 올 1분기 세계 PC 출하량은 작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10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출하량이 6300만대까지 떨어졌다. 기업용PC 시장은 그나마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지만 일반 소비자 시장은 계속 쪼그라들고 있다. 게임과 디자인 등 일반 소비자를 잡는 마케팅을 강조하는 배경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노트북·PC 출하량이 소폭 상승해 성장 가능성을 두고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한국IDC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PC 출하량은 전년 대비 3.2% 성장했다. 대부분 게임 PC와 초경량 프리미엄 노트북이 시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업계가 특화 제품에 마케팅 자원을 집중 투자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PC 시장이 조금 성장했다고 하지만 전반적으로 정체기라는 게 중론”이라면서 “한정된 시장을 두고 조금이라도 차별화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