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종합연구대학원대학 연구팀이 인공지능(AI)과 까마귀 간 커뮤니케이션 연구에 도전하고 있어 주목된다. AI에게 까마귀 울음소리를 학습시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하는 연구다.
이 대학 융합추진센터 쓰카하라 나오키 조교와 싱가포르 국립대학 리서치 펠로우인 스에다 고가 이 연구에 도전 중이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쓰카하라가 까마귀 연구를 시작한 건 우쓰노미야(宇都宮)대학에 재학 중이던 2002년께다. 까마귀 연구 권위자인 스기타 쇼에이 교수에게서 까마귀 울음소리 수집용 마이크와 해석장치를 건네받은 게 계기였다. 이후 까마귀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필생의 과업으로 삼기로 하고 까마귀가 대화할 때 내는 울음소리 수집을 계속해 왔다.
그동안 약 500종에 달하는 울음소리 샘플을 수집했다. 수집한 샘플은 위협하거나 경계할 때 내는 소리, 구애할 때 내는 소리 등으로 분류했다.
AI가 학습하는 데는 분야별로 1000개의 샘플, 대화가 순조롭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1만개의 샘플이 필요하다고 한다. 쓰카하라는 SNS를 통해서도 까마귀 울음소리를 널리 모집하고 있다.
작년 12월에는 카시오 과학진흥재단에서 100만엔(약 1000만원)을 지원받기로 했다. 소형 무인기(드론)와 까마귀 박제형 로봇 시작품 제작도 추진하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해 AI와 연결되는 장치를 드론과 로봇에 탑재, 울음소리의 의미를 즉시 판단하도록 한다. 상응하는 소리의 샘플을 스피커로 내보내는 등의 방법으로 대화가 이뤄지도록 하는 구조다.
두 사람의 연구에 동조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일본항공 조종사 출신이 드론 조종 지도를 맡겠다고 나섰고 로봇 개발에는 지바(千葉)현 기사라즈(木更津) 고등전문학교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호기심이 왕성하고 사람의 개인별 차이를 식별하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까마귀의 협력을 얻어 수상한 물건이나 행방불명자를 공중에서 찾아낼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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